헤드폰 잭을 없앨 용기

김영권

5,113    8

5,113    8

페이지뷰 5,113

첨부파일

본문

헤드폰 잭을 없앨 용기



Courage

Friday, 9 September 2016



2010년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 카라 스위셔(Kara Swisher)와 함께 스티브 잡스는 iOS에서 애플이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설명했었다.



우리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무엇이 제품을 훌륭하게 만들어주지 않는지에 대한 우리만의 신념도 갖고 있죠. 이건 제외할 거야, 라고요. 물론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한테 욕하겠죠. [...] 하지만 우리는 그 열기를 받아들이고 대신 우리의 에너지를, 소비자를 위한 올바른 기술이 될 것이고 지배적인 지위가 될 기술로 여기는 것에 집중할 겁니다. 아세요? 우리의 선택은 그들이 대가를 지불합니다. [...] 우리가 성공하면 사줄 테고요. 우리가 성공 못 하면, 안 사주겠죠. 저절로 그렇게 해결됩니다.


위의 기사를 말하면서 벤 러브조이(Ben Lovejoy)는 위 발언의 단어 하나 하나가 아이폰으로부터 헤드폰 잭을 없앤 결정에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의 발언을 한 다음에 잡스가 또 열정적이 되기 때문에 이 영상은 볼 가치가 있다.



이번 주 애플이 어째서 포트를 없앴는가에 대한 필 실러의 "용기" 발언을 불쾌하게 여긴 친구들과 대화했었다. 트위터에는 이미 필 실러의 발언이 조롱의 주제가 됐다. 85분 부터 보면 실러가 말한 부분을 들어 볼 수 있다.



우리가 어째서 아날로그 헤드폰 잭을 아이폰으로부터 없앴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겠죠. [...] 전진하기 위해서입니다. 세 가지 이유를 말씀 드릴 텐데, 정말로는 결국 용기라는 단어 하나로 귀결됩니다. 전진할 용기, 새로운 뭔가를 할 용기, 그리고 우리 모두를 더 낫게 할 용기에요. 우리 팀 모두 다 엄청난 용기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난 앞서 말한 친구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잡스가 더 잘 말했으리라고 주장할 수는 있고, 나도 그라면 더 잘 말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잡스는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고, 더군다나 소리 높여 반대를 외쳤으리라는 점을 그들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잡스는 세계 최고의 커뮤니케이터 중 하나였으니 이 말은 실러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하지만 잡스와 실러가 얘기한 "용기"의 맥락은 같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해야 바르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논쟁적이지 않을 만한 선택이 있을 때, 확실히 논쟁을 일으킬 만한 결정을 할 용기라는 의미다.



논쟁적인 결정을 생각할 때 우리는 양측 모두 논쟁을 일으킨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A를 고르면 B 진영이 화낼 것이다. B를 택하면 A 진영이 성날 것이다. 그렇지만 균형을 "뒤흔드는" 논쟁이 있을 때는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만이 분노한다. 그대로 놔두면 논쟁도 없다. 잠재적인 변화로 분노하지 않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양면적(ambivalent)"이지, 열렬한 찬성도 아니다. 한 쪽에서 변화에 대한 강한 저항감,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서의 주저함(ambivalence)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정치에서든 기술에서든 균형의 변화는 일반적으로 너무나 느리다.



애플의 iOS 플래시 지원 거부 결정 때문에 분노가 있었다. 주류 언론에서도 논쟁이 있었다. 대부분은 어도비에 대한 경쟁심의 발로로 악의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여겼지, 더 우월한 기술과 경험, 공개표준을 위한 원칙적인 입장 때문인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애플이 iOS용 플래시를 지원하고 주의깊게 다웠다면 논쟁이나 널리 퍼진 분노도 없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수 년간 플래시를 지원했으며 논쟁도 없었다. 이제 나는 애플이 플래시를 지원했다면 애플을 확실히 비난했을 것이다. 플래시가 끔찍한 기술임을 난 이해하며, 성능과 배터리 수명, 아마 특히 보안과 안정성과 같이 플래시가 iOS에 야기하는 기술적인 문제점을 볼 수 있었다. 기술에 능숙한 이들이 반대했을지 모르겠으나, 주류 언론의 관점에서 논쟁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폰에서 돌아가기는 하지만 지그재그로 나오는 CNN.com을 봤을 듯 하다. 기술에 밝은 플래시 반대론자들은 큰 그림도 볼 수 있었다. iOS의 깊은 대중성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전체 콘텐트 업계를 HTML5 H.264 영상 지원으로, 플래시 지원 포기로 움직였다.



애플이 맞이했던 선택이었다. 플래시 지원으로 모든 비판가들의 입을 다물게 하느냐, 아니면 플래시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비판을 받아들이되 모두들 잊을 때까지 몇 년 기다리느냐였다. 플래시 지지자들은 애플이 그들의 말에 귀기울였다면 결코 받지 못 했을, 더 나은 경험을 누리고 있다.



아날로그 헤드폰 잭에 대해서는 플래시 때만큼이나 강렬한 느낌은 받지 못 한다. 플래시 논쟁과 가깝지도 않다. 플래시는 쓰래기 기술이다. 지금까지도 플래시는 쓰래기일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플래시 지원 중단으로 업계는 HTML5로 향했으며, 애플은 끔찍한(그러나 매우 대중성 있는) 기술을 생략시키고 전 업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날로그 헤드폰 잭은 플래시 만큼 나쁜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기술도 아니며, "대중적"일 따름이다. 심지어 플래시 플레이어보다도 대중적이다. 에어포드가 광고 만큼이나 부드럽게 돌아간다면 무선은 옳다. 플래시/HTML5는 선악의 문제였지만, 아날로그 잭/에어포드는 지루함 대 선의 문제이다.



말인즉슨 적용되는 원칙은 같다. 애플은 스스로 논쟁이 되고 오히려 분노를 일으킬 터이지만, 모두가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경험을 받는(얼리 어돕터들은 에어포드를 사용하자마자 더 나은 경험을 깨달을 것이다) 방향으로 이끌 뭔가를 선택했다. 애플은 그냥 무선 헤드폰 채택 속도를 더 느리게 하면서 아무런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 빌어먹을 헤드폰 잭을 계속 유지시킬 수도 있었다.



물론 애플이 iOS용 플래시 지원을 지속했다 하더라도 플래시 지원을 중단하고 HTML5로 향한 웹사이트도 생각할 법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그저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HTML5가 더 나은 경험을 준다고 하여 플래시 시스템을 대체하려면 비용을 들여야 한다. 플래시가 현재 멀쩡히 돌아가는데도 말이다." 정도의 주장으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 "iOS 장비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플래시를 돌릴 수 없으니, 거대하고 이윤이 남는 고객을 놓치면 안 되니까 플래시를 HTML5로 대체하기 위해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상황이어야 변화를 일으킨다.



어떠한 시각으로 보더라도 iOS용 플래시 지원 중단은 강력한 전진이었다. 헤드폰 잭 제거와 라이트닝 이어폰, 그리고 호환을 위한 어댑터 제공은 조그마한 완충제일 뿐이지만, 이 완충제는 무선 헤드폰의 채택을 크게 늘릴 것이다. 애플이 만약 똑같은 에어포드와 W1 Beats 헤드폰을 선보이면서 아이폰 7에 아날로그 오디오 포트도 그냥 놔둔 채로 아이폰을 발표했다면, 무선 헤드폰의 채택률은 그만큼 느렸으리라고 본다. 아니, "훨씬" 느렸으리라 생각한다. 더 많은 이들이 아이폰에 이어폰 하나 꽂으려고 얽히고 설킨 이어폰 선 때문에 늘상 더 안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배터리 수명도 약간 더 안 좋아졌을 듯 하다. 아마 헤드폰 잭 때문에 아이폰 7이 광-이미지 안정화 기능을 못 가졌을 수도 있겠다면, 상황이 이러했다면 아무도 아이폰 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올바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기업은 애플 외에 거의 없다. 안드로이드에서 자기들이 지원하는 플래시가 얼마나 끔찍한 기술인지 구글은 분명 잘 알고 있었지만, 구글은 플래시를 원하는 무지한 일반인들의 수요를 가라앉히지 않았고, 오히려 iOS에 대한 경쟁 우위로 여겼던 듯 하다. 애플의 플래시 지원 중단으로 분노한 시장 분야 곳곳에 안드로이드의 플래시 지원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이지 않지만 올바른 결정 vs. 대중적이지만 틀린 결정의 선택이 플래시였다.



우리들 인간은 한 종족으로서 단기에 집중하며, 비판을 피하고 일반적인 결정에 얽매여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기가 없을지라도 장기적으로 올바르다 믿는 결정을 내릴 때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빌딩으로 뛰어 들어가는 성질의 용기가 아니라, 신념에 따른 용기 그 자체이다.



http://daringfireball.net/2016/09/courage



번역 : 위민복
댓글목록

용용이님의 댓글

잘봤습니다.

YESPICK님의 댓글

YESPICK 2017.03.24 02:47

잘보았어요!

yjh9463님의 댓글

yjh9463 2017.04.02 15:27

감사합니다~!

icinger님의 댓글

icinger 2017.05.29 10:26

잘 읽었어요!!

개념가이드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icinger님의 댓글

icinger 2017.07.19 10:22

잘 봤어요.

레오냥님의 댓글

유용한정보 감사합니다.

김재수님의 댓글

어렵군요..

댓글쓰기
Note: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무분별한 댓글, 욕설, 비방 등을 삼가하여 주세요.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Total 7,893건 1 페이지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 한층 슬림해진다

  <아이뉴스24>[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올 하반기에 나올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는 이제까지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얇게 만들어질 전망이다. 맥루머스 등의 주요외신들은 애플의 소식통인 코인코인의 말을 인용해 아이패드 프로 신모델…

신형 아이패드 프로 특징…마그네틱 커넥터·페이스ID·새로운 애플 펜슬

애플이 10월 중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세부 정보를 독점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는 12.9인치와 1…

'애플 감성으로 대화하는 법'...iOS 12.1 신규 이모지 추가

이르면 이달 내 정식 배포될 예정인 애플 iOS 12.1 버전에 새로운 이모티콘이 등장할 예정이다.5일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베타2 버전으로 나와있는 iOS 12.1에 70여개의 신규 이모티콘들이 포함돼 사용자들은 보다 풍부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현재 iO…

아이폰XR 배터리 지속 시간이 아이폰XS맥스보다 긴 이유는?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발매되는 LCD 탑재 보급형 단말기 아이폰XR의 배터리 지속 시간이 대화면 모델인 아이폰XS맥스보다 길고 역대 아이폰 중 가장 긴 데 대해 미 IT 전문 매체인 아이드롭뉴스(iDropNews)가 디스플레이 해상도의 차이 때문이…

에어팟 2세대도, 무선충전케이스도 빠져...애플 헤드폰 먼저 나올지도

에어팟 2세대도, 무선충전케이스도 12일 열렸던 애플의 신제품발표에서 빠져있었다. 그동안 에어팟 2세대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소비자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온라인상에 나온 정보들 중 가능성이 높은 정보들을 보면 에어팟 2세대는 소음 제거(노이즈 켄슬링),…

애플, 맥OS 모하비 업데이트 시작..주요 기능은

애플이 지난 6월 공개한 맥OS 모하비(Mojave) 업데이트를 한국시각 25일 새벽 2시부터 시작했다. 다크 모드 전환과 새로운 맥 전용 앱스토어, 인기 iOS 앱 이용 등이 주된 특징이다.맥OS 모하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데스크탑을 어두운 색조 테마로 변환…

애플은 왜 ‘아이폰XS’에 e심을 넣었을까

지난 9월13일,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공개했다. 아이폰XS·아이폰XS 맥스, 그리고 아이폰XR이다. 셋 다 ‘듀얼심’을 지원한다. 국내는 유심을 2개 쓸 수 있는 듀얼심폰이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으로 따져 보면 듀얼심폰 수요는 제법 많다. 미국 …

‘iOS12’, 공식 업데이트 시작

애플이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12를 9월18일 공식 배포했다. 이번 iOS12는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개선하는 변화가 눈에 띈다. 애플에 따르면 2014년 출시된 ‘아이폰6플러스’가 iOS12로 업데이트할 경우 카메라가 최대 70%, 키보드는 최대 50% 빨라진…

애플워치=건강워치? ‘워치OS 5’ 운동 기능 5가지

애플이 애플워치의 건강 관련 성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애플워치 시리즈 4도 심전도(ECG) 측정 센서 등 헬스케어 기능으로 주목받았다.  애플은 이번 워치OS 5에도 건강 및 운동 관련 업데이트 내용을 담았다. 특히, 사용자…

애플 무선충전기 '에어파워' 출시가 계속 늦어지는 이유

애플이 자사의 첫 무선 충전기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애플은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아이폰을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무선 충전기 '에어파워(AirPower)' 시제품을 공개했다. 1년이 지난 올해 많은 전문가가 13일 열린 신제품 발표…

Apple 스페셜 이벤트. 2018년 9월 13일 새롭게 선보이는 Apple Watch Series 4

 새롭게 선보이는 Apple Watch Series 4. 근본적으로 새로운 디자인과 설계로 재탄생하여 당신이 더욱 역동적이고, 건강하고, 스마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양한 취향에 맞는 다양한 Apple&n…

Apple 스페셜 이벤트. 2018년 9월 13일 iPhone XS, MAX, iPhone XR 소개

      iPhone XS , MAX 두가지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MAX 모델은 지금까지 아이폰사상 제일큰 디스플레이 입니다.      후면 디자인 입니다.   폰의 형태를 잡는 …

6.1인치 LCD 아이폰 제품명은 '아이폰Xr'?

    애플이 오는 12일(현지시간) 스페셜 이벤트에서 공개할 신형 아이폰 3종 가운데 LCD 패널을 탑재한 6.1인치 아이폰 제품명은 아이폰9이 아닌 '아이폰Xr'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OLED 아이폰 2종의 이름은 각각 아이폰XS, 아이…

디자인보다 스펙… 신형 아이폰 ‘촉각’

6.5인치 OLED 화면 등 3종 12일 공개 얼굴인식·512GB 저장… 노트9급 사양 파격 디자인 어려워 색상 다양화 예상 가격 100만원 넘겨 수익 극대화할 듯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애플의 아…

애플 앱스토어 원화결제로 변경...이중수수료로 "더 비싸"

애플 앱스토어에서 원화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소비자 편의가 개선됐으나 지불 비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가 두 번 적용되기 때문이다.애플은 한국시각 기준 5일 새벽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원화로 변경했다. 이날부터 0.99달러는 1200원으로 표기된다. 결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