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최전선]체액서 스스로 헤엄치며 목표 찾아…‘나노로봇’ 암치료 새 희망

290 2017.12.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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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보름 앞두고 김민준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기계공학과 석좌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사람 몸통만 한 고리 6개를 가로세로로 복잡하게 얽어 지름 70cm의 기이한 장비를 새로 설치했다. 연구원들은 장난스럽게 장비에 ‘데스스타(Death Star)’라는 이름을 출력해 붙였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전투용 거대 인공위성 이름이다. 이 장비는 손수 만든 3차원 자기장 제어기.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처럼 고리 모양의 장치에 전류가 흐르며 초당 200번 진동하는 자기장을 고리 안쪽 공간에 발생시킨다. 김 교수팀이 이 장비를 개발한 이유는 동물과 인간의 몸속에 침투시킬 목적으로 개발 중인 바이오공학의 첨병, 나노로봇을 무선 조종하기 위해서다.

나노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지해 스스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수십∼수백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인공 로봇이다. 미생물인 세균(박테리아)의 수십분의 1 크기로, 혈액 등 체액 안에서 자체 추진력으로 헤엄쳐 움직인다. 이때 외부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방향과 속도를 지정해 주면 암세포 등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가거나 공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의학 영상에 활용하고 있는 MRI 장비를 그대로 써서 로봇을 조종할 수 있도록 자기장 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곧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기장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도착한 나노로봇은 세포를 뚫고 들어가거나, 운반해 온 약물을 표적 세포 안에 쏟아붓는 약물전달 치료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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