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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HP를 어떻게 낚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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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애플은 HP를 어떻게 낚았을까?

How Steve Jobs Fleeced Carly Fiorina


The former HP CEO boasted of her friendship with Apple’s leader — but he took her to the cleaners with the iPod
Steven Levy Oc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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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04: Carly Fiorina shows HP’s pale blue iPod, before Steve Jobs gives it a royal snow job. Photo Justin Sullivan/Getty Images.

제2회 공화당 대선후보토론회라는 비참한 축제에서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는 스티브 잡스 카드를 활용할 기회를 잡아 들었다. 바로 HP의 CEO로 있을 때의 일이었다. 당시 그녀의 이력의 단면을 보면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그녀의 성과가 별로였다 보고 있었으며, 2005년 이사진이 그녀를 해고했을 때 HP 주가는 7% 상승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4천만 달러의 퇴직 보너스를 챙겨서 나갔다.

대선후보 토론 때에 그런 경력을 들고 나온다고? 스티브 잡스가 그녀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줬다. 사실일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기도 해고당한 적이 있었지만 세상의 끝이 아니었다 말했다고 한다. 그는 피오리나에게, "Been there, done that — twice"라 말했다. 그러나 잡스와는 달리 피오리나는 기업을 하나 세운다거나, 작은 기업을 하나 사들인 다음 수 십억 달러에 매각거나 하지 않았다. 자신을 해고한 곳으로 돌아와 영광을 다시 세우지도 않았다. 이야기의 주안점은 스티브가 "자기 편"이었다는 얘기이며, 그녀는 자신을 혁신가의 반열로 올려 놓았다. 토론에서 3배 보너스를 받은 셈이다.

피오리나가 HP에 어떤 악영향을 끼쳤는지는 문서화가 잘 돼 있다. 그러나 그녀가 HP에 있던 오욕의 세월의 한 단면을 얘기하고자 한다. 그녀의 좋은 친구 스티브 잡스가 포함된 에피소드이다. 바로 HP 아이팟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팟은 애플이 만들었다. 지축을 흔들 만한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아이팟은 "주머니 안의 음악 라이브러리"였다. 2001년에 나와 그로부터 수 년 동안 탄력을 받았고, 2003년 말이 되면 아이팟은 하나의 현상이었다. 따라서 2004년 1월, 스티브 잡스와 칼리 피오리나가 협상을 맺어 HP가 애플의 최신 성공작에 자기 이름을 붙이게 했다는 내용은 정말 뉴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P는 여전히 서툴렸다. 아니, 달리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미국을 다스릴 수 있노라 주장하는 한 여인을 스티브 잡스가 완전히 한 수를 더 두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때 이야기를 좀 할 만한 인물이다. 비단 아이팟에 대한 책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2004년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HP 아이팟을 그녀가 소개할 때 그녀와 1대1로 인터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스티브 잡스 측의 이야기도 들었었다.

CES에서 HP가 자신의 아이팟을 발표했을 때 필자는 CES에 있었다. 당시 HP의 발표 광경은 측은할 정도였다. HP의 모토가 그때 Invent였기 때문이다. 기술 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에서 다른 누군가의 발명품을 갖다 판다는 얘기가 HP의 소식이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월 8일 무대 바로 뒤편에서 인터뷰를 가졌고, 피오리나는 아이팟이 마치 자기 회사에서 나온 혁신 제품인 양 공동브랜드화를 자랑스럽게 얘기했었다.

그녀는 애플이 HP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HP는 혁신기업이니까요. 우리는 혁신이 우리의 혈관을 흐른다고 봅니다. 바로 우리 로고에 INVENT를 갖다 놓은 이유죠." 그렇다면 왜 다른 기업의 제품을 갖다 팔까? 그녀는 자신의 전략이 "집중적인 혁신"이라 했다. 경쟁자가 정말 좋은 걸 가져오니 깨끗이 포기한다는 말로 들렸다.

HP 아이팟은 성공의 레서피도 아닌 듯 했고 실제로 그러했다. HP는 성공하지 못 했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 한 이유로 들어가기에 앞서, HP에게 아이팟을 건네주고, 노획물을 공유하면서 무엇을 가져갔는지를 생각해 보자. HP는 HP의 개인용 컴퓨터에 아이튠스 뮤직 소프트웨어와 스토어를 탑재하기로 동의했었다. 정말 가치 있는 양허였다. 애플이 주요 소프트웨어를 윈도 영역으로 들여놓은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다. 수 백만 대의 HP/컴팩 소비자들은 곧바로 애플 오락 생태계의 일부가 될 것이었다.

순수한 애플 소프트웨어 포함이 HP의 거래 조건이었다면, 그 비용은 아마 수 억 달러에 달했을 것이다(당시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를 미리 설치하는 조건으로 지불하는 비용은 거대했다. 처음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사람들이 거의 안 지우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에게는 더 좋게도, 아이튠스의 선설치가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에 있어 마이크로소프트 계열 경쟁자들을 억누를 기회였다. 당시 한 애플 임원은 이런 말을 했었다. "HP/컴팩이 자기 PC에 윈도미디어 스토어를 설치 못 하게 막는 것만 해도 거대한 전략적인 움직임이 었습니다. 우리는 아이튠스 뮤직스토어가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원했어요. 스티브가 이 계약 한 것도 오로지 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칼리 피오리나가 컴퓨터 팔아서 많이 벌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HP가 판매하는 컴퓨터는 HP보다는 오히려 애플에게 더 가치가 높았다.

반대급부로 HP는 아이팟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었다. 피오리나는 당시 필자에게 수 천여 소매점에서 아이팟을 팔 수 있으리라 자랑스럽게 얘기했었다. 당시 애플은 아이팟 대부분을 온라인과 애플스토어에서만 판매했었다. 그런데 2004년 중순, HP가 실제로 HP 브랜드 아이팟을 팔기 시작했을 때,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크게 늘리는 중이었다. HP가 아이팟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애플은 새로이 개선된 아이팟을 선보였고, HP 아이팟을 옛날 제품으로 전락시켰다. 피오리나는 최신 아이팟을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계약에 놓지 못 했던 것으로 보였으며, 애플의 신형 아이팟은 나온지 수개월 후에서야 신모델을 선보일 수 있었다.

따라서 HP 아이팟이 제일 잘 팔려나갈 때도, 전체 아이팟의 약 5% 이상을 차지하지는 못 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하겠다.

hp-ipod

아이팟의 색상과 같은 디테일에 있어서도 잡스는 피오리나를 완전히 데리고 놀았었다. CES에서 피오리나와 얘기했을 때 그녀는 HP 아이팟이 애플의 매끈한 하얀색과는 다르리라 말했었다. 매력적인 다크 블루 색으로 말이다. 애플 아이팟과 차별화되어 애플이 아닌 HP 아이팟을 구매할 이유를 제공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HP 아이팟이 어때야 할지 HP가 색상을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단호했었다. 디자인에 관한 한 스티브 잡스와 그의 보안에 대한 성격이 어떤지 잘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의심스럽기만 했었다. 바로 그날 필자는 잡스에게 전화해서, HP가 파란색 아이팟을 생산한다는데, 그 말이 맞는지 물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잡스는 마침내 "두고 보죠"라 말했다. 그의 말에는 약간의 냉기가 흘렀다.

7개월 후 HP 아이팟이 나타났을 때, HP 아이팟은 애플 버전과 동일한 밝은 하얀색이었고, 다만 뒷면의 애플 로고 바로 밑에 HP 로고가 박혀 있다는 점이 달랐다.

피오리나는 2005년 2월에 축출된다. 그리고 HP는 그해 7월, 아이팟 계약을 종료시켰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 피오리나가 보인 무능함의 여파는 길었다. 그녀가 잡스와 맺은 계약상 HP는 아이팟의 경쟁품을 2006년 8월까지 판매할 수 없었다. 그리고 2006년 1월까지 HP는 아이튠스를 먼저 설치한 컴퓨터를 계속 팔았었다. (그때 HP는 Rhapsody라는 뮤직 서비스를 먼저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시애틀에서 드라마를 모두 바라봤던 Rhapsody의 공동 사장인 롭 글레이저(Rob Glaser)는 "스티브와 애플이 계약을 통해 HP에게 바가지를 씌웠습니다. HP 아이팟은 실패였고 애플은 아이팟을 더 키울 수 있었죠."라 말했다.)

만약 피오리나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어떤 자산이 있는지 그녀가 잘 알고 있었다면 잡스와의 계약에 훨씬 더 많은 카드를 보일 수 있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그녀가 2002년 컴팩을 인수하기로 한 재앙적인 결정을 내렸을 때, HP는 1998년 컴팩이 인수했던 미니컴퓨터 회사인 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연구개발 특허도 같이 매입했었다. 바로 그곳의 연구자들이 DEC의 팔로알토 연구실에서 하드디스크 MP3 플레이어를 만들었었다. 애플이 아이팟을 내보내기 몇 년 전에 이미 주요 부품을 발명해낸 것이였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사랑을 받지 못 했고, 2000년 CES에서 투박한 버전이 발표됐었다. 게다가 DEC의 특허 중에는 디스크 드라이브의 음악을 재생시키면서 배터리 전력을 보존하는 방식에 관한 매우 넓은 범위의 특허도 있었다. 피오리나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애플로부터 훨씬 더 나은 조건을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애플이 HP의 지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그녀는 자신의 거품에 너무 휩싸인 나머지 자기 자신의 회사 안에 어떤 자산이 있었는지 이해를 못 했을지도 모른다. 그 대신 그녀는 엄청난 에너지를 들여 이사진을 설득시켜서 다섯 대의 기업용 제트기를 구매했었다.

간단히 말해서, 피오리나의 "좋은 친구" 스티브 잡스는 태평스럽게 그녀와 HP의 주주를 털었다. HP의 뮤직 플레이어로 아이팟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잡스는 효과적으로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수 백만 대의 컴퓨터에 설치하여 경쟁자들의 우위에 설 수 있었다. 게다가 그는 아무 것도 잃지 않았다. 단지 칼리 피오리나에게 몇 분 전화를 걸어서 안 됐다고 말해줬을 뿐이다.

어째서 애플이 자신을 택하여 아이팟 계약을 체결했는지 2004년 1월 그녀가 필자에게 했던 말을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알수 있다. "애플은 존경받을 만한 혁신적인 기업이었다고 전 생각해요." 하지만 잡스와 애플은 다른 관점을 가졌던 듯 하다.

원문 : medium.com/backchannel/
번역 : 위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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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메롱바님의 댓글

무식함의 가장큰 문제는 자기가 무식한지 모른다는 것이고 둘째는 무식한걸 알아도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icinger님의 댓글

68K님의 댓글

한국 사장이었으면 HP와 거래하는걸 정직한 형태로 고민했을게 확실합니다.
한국 컴퓨터 시장 흐름을 보면 사무쪽은 프린터 리필 시장으로 나갔습니다.
종이 계속 쓰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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