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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누드 모델, 모델 수업, 남자 모델

본문

저 아래 누드 모델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 글타래를 보고 옛 생각이 나 끄적여 봤습니다.



01. 최초의 누드수업

1992년 2학년 1학기.
드디어 누드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보다 1년 선배들은 1학년 때부터 누드수업을 했다던데
우리 학번을 맡은 교수님은 1년 내내 코스튬을 시켰더랬습니다. -_-+

하여 미대생이라면, 더군다나 순수회화 파트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통과의례인
"누드 수업"을 2학년이 되어서야 치르게 되었죠.

모델이 들어옵니다.

홋;;;

별루입니다. -_-;;

별루여도 그게 어딥니까.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는 21살의 봄이었습니다.

가운 하나 달랑 걸친 채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모델의 일거수 일투족을
50개의 눈알(25x2)이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마른 침을 삼켰던 것 같습니다.

모델대에 미끄러지듯 쏟아져 내리는 옷자락.
잠깐동안의 정적이 흐르더니 사각거리는 연필소리만 교실 안을 맴돌았습니다.

"니 이상태~. 서더나?"

10분 간의 휴식시간. 28살의 늦깍이 예술학도 형님이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농을 건넸습니다.

"그런 말이 나와요? -_-; 난 그래도 누드 수업이라고 하면 쭉쭉빵빵까지는
아니더래도 어느 정도 각이 잡힌 여자가 올 줄 알았어요. 근데 아까 봤어요?"

"수술자국? 그게 뭐 어떻노. 그 아줌마 봐 하니 아 둘은 낳았겠고마 그 정도면 훌륭하제.
행님 나이 되봐라. 저런 여자도 아숩다."

"-0-;;"

뭔가 내 인생의 근사한 사건이 되리라 기대했던 첫 누드수업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남자애들은 두번째 시간부터 나사가 풀려버렸고
말 한마디 못 나누고 뻣뻣하게 그림만 그리던 여자동기들 역시
학기가 중간이 지나면서 서로 장난도 치고, 모델에게 농을 건네기도 하더군요.

모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휴식시간이 되면 만사 제쳐두고 가운부터 챙겨입던 그녀.
언제부터인지 예비역 형들이 뽑아다 주는 커피를 마시면서도 알몸을 가리는 걸 잊곤 했습니다.
어차피 10분 후면 벗을 걸 뭐하러 귀찮게 줏어 입나 하는 투였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알몸을 보는 사람이나 알몸을 보여주는 사람이나
대중목욕탕에서처럼 자연스럽게 대하게 되더군요.


02. 남자모델

"왜 여자모델만 쓰는지 모르겠어. 남자모델을 그리고 싶은데..."

"연애를 해."

"둑을래?"

2학기가 되고 누드수업이 익숙해지면서 여자동기들의 푸념이 이어졌습니다.
왜 미술대학에서는 남자 누드수업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4학년 선배 형님이 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유교적인 사회에서 남자모델은 여자모델보다 어림잡아 3배에서 5배가 비싸.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지."

그렇습니다. 지극히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여체가 남체보다 아름답다거나 배울거리가 많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_-;

하여 우리의 호기심 왕성한 여자동기들.
십시일반 돈을 모아 남자모델을 섭외했습니다. 물론 남자동기들을 제외하고 자기들끼리. -_-;;;

"이런 신발!! 속았어!! 팬티를 입고 나올 줄이야!!"

현명하신 4학년 선배 형님이 이번에도 친절하게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팬티까지 벗기려면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고 윤리적인 선을 넘어서야 해.
우선 온전히 다 벗고서 그 곳을 보기 좋게 콘트롤 할 수 있는 수준의 모델이 드물어. 비싸지.
윤리적인 선은 왜 넘어야 하냐면 여자의 경우 생식기가 몸 안에 있어.
니들 딴 생각하고 있지? 겉으로 보이는 그 곳은 생식기가 아냐. 난소가 안에 있단 얘기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남자의 경우는 정소가 노출되어 있잖아. 뭐... 다리 사이로 가리려면
못 가릴 것도 없다만 게이 삘 나겠지? 그리고 모델 뒤에 있는 애들은 꽤나 난감할거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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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2 0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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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5

♥님의 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놋님 정말 글잼나게 잘쓰시는것 같아요

인상깊었습니다. 최고-_-!!

저도 은근슬쩍 생각했는데 남자모델이라면?

그 곳을 보기 좋게 콘트롤 할 수 있는 수준... 이게.젤문제..ㅋㅋㅋ

쭌이님의 댓글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블롯님의 글은 예상대로 ㅋㅋ
컨.트.롤...
증말 무시못할 문제 ㅋㅋ
하지만..
다리 사이로 가릴 시..
왠지 저는 모델 뒤에서 작업하는 1인이 되고 싶습니다 !!!

네모돌이님의 댓글

남자모델은 빤스 벗기는데 돈드는군요..
여자는 훌렁훌렁인데...
돈모아 섭외한 여자동가들...돈버렸네요..ㅠㅠ

쁠랙님의 댓글

푸하하하~~~~~~
저두 얘기 나온김에..........누드모델 이야기.........
(참고로 전 순수회화가 아닌 응용미술과 출신 입니다......... ^^b)


89년 입니다........2학기때 들려온 낭보......

아싸~~~~~
우리두 누드 함 기린다 카더라.......
온제?
5%@^$%^&%#)

다들 그날이 오기를 눈알 빠져라 기대 했습니다..........
(저 또한.....한마리 외로운 늑대 였기에....... 침질질........)

드뎌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일찍 버스를 타구 갔습니다....
(저 4년동안.....  3손가락 안에 들만큼 지각/결석 안했습니다......)
보통 수업이 9시에 시작하죠........
전 보통 8시 30분이면 도착.........

교실 문을 연 순간.............


허걱...................
맨날 결석에 지각을 일삼던 우리 남자 학우들................
(40명 정원에 남자 10명 : 열외 3  열외 내용은 군대3)
저와 동기 한명을 제외한 5명이 벌써 와 있더란..............
(심하게 밀려오는 배신감...........  ㅡ.,ㅡ)

그렇습니다......
그들은 어제 학교 근처 친구 하숙집이며 선배들 방에서
밤을 지샜던 겁니다......  ㅡ.ㅡ

벌써 창문 쪽을 바라본 명당(?) 자리는그들이 다~~~~~~
차지 하고 있었던 겁니다..................    ㅠ.ㅠ

동기랑 저랑은 꼼짝없이 모델 궁디만 바로보며 4시간 수업을
하게 되었던 겁니다.....    이런 닝기리....................  ㅡ.ㅡ::

9시 10분쯤..........
교수님과 모델분이 입장......
약간의 인사를 하구선........

교수님의 낭랑한 목소리    "시작하지"


스르르륵~~~~~~~

침 꿀꺽, 꼴까닥...........

거참.......
기분 묘합띠다.....................
여자 목욕탕에서나 구경할수 있을법한 그.........................

.
.
.
.
.
.
.
.
.


여기까지면 재미가 없지요.......

교수님이 하시는 두번째 낭랑한 목소리..............
"오늘은 반대로 포즈를 취하세요............"

머리에서 종소리가...... 뎅뎅뎅~~~~~~~~~~~
반대로 모델이 돌아선 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구 모델의 전면을 볼수 있는 위치는
먼저 온 늑대들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그 반대로.......
즉 제가 있는 방향으루 전면이 위치하게 된겁니다.......
음홧홧홧...........

상상이 가십니까?
이젤들구 제 쪽으루 자리를 옮길려는 울 늑대들의 움직임이.......ㅋㅋ


뭐 그다음은......
블놋님 말씀처럼.........
뭐 가리구 자시구 할것두 없이.............
그냥 모델이 되더란................

Bluenote님의 댓글

//쁠랙

89년도에 2학기...


형님!!!

OTL

네모돌이님의 댓글

robb님의 댓글

89년도에 2학기...ㅋ
쁠랙님 한건 흘리셨네요...
80년대 학번이시구나....

ⓧ붕어빵아헤엄쳐님의 댓글

누드모델을 하는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 같아요 워....

쁠랙님의 댓글

블놋//
저 89학번 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가 28살이지요....
맞지요? 블놋님?

김소연님의 댓글

89년도에... 전 6학년.... ㅎㅎㅎ

Bluenote님의 댓글

91학번 - 89학번 = 2.

우리는 나이가 28살이지요...(x)

쁠랙은 28살, Blue는 26살...(0)

쁠랙님의 댓글

아띠...................
괜히 이야기한 느낌이...........................
내 무덤 내가 판것 같으이..............  ㅡ.ㅡ

쁠랙님의 댓글

아 맞다...........

죄송합니다

블놋님.......
제가 산수를 잘 못해서.......................

블놋님 26짤........

ⓧAll忍님의 댓글

ㅋㅋ 형님들 무덤을 파셨군요...
9X년도..머 이런 센스라도 발휘 해주심이..
올림픽학번 쁠랙햄...
우리나라의 대표 얼굴학번인...블놋햄
91학번(장동건, 서태지, 유재석 등등)
네모님 용띠...소연님 뱀띠..
딱악 견적이..

쭌이님의 댓글

수학나오자 계산 안되는 1人..
29라고 겨우겨우 우겨 제자리 잡아놨더니
학번 들먹거려서 혼동하게 만드는 미운 쁠랙님과 블롯님..
흠.. 91학번-89학번 -94학번...

난 29살 ㅠ.ㅠ
내 밑으로 다 꾸르라니까 ㅠㅠ

네모돌이님의 댓글

쁠랙님의 댓글

Bluenote님의 댓글

아... 일하러 가야하는데;;
안할 수도 엄꼬... 언넝언넝...

OTL.

ⓧAll忍님의 댓글

쭌누나 오셨는 게라..

OTL..

쭌이님의 댓글

헐.. 이거..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어요.. 동상님들 ㅡ.,ㅡ;;

쥐댕이님의 댓글

-_ㅡ;;; 헐...작년에 강의할때 온 모델분 생각나넹....여잔지 남자인지 구분안가는 몸매에...걍 가운데가 있다 없다로만 구분되던 그분...겁나 무서운 포스를 내시던 그분...포즈도 알수없는 이상한 포즈....땀을 비오듯 흘리던그분....

♥님의 댓글

89년이면..

전 4살? ㅡ,ㅡ

누드이야기 잼나게 잘봤어요 쁠랙흉님ㅋㅋㅋㅋ

잘생긴애님의 댓글

92년에 2 학기시면....
전 92 년에 태어났는뎅....ㅋㅋㅋ

그까이꺼대충(암컷)님의 댓글

ㅎ.. 넘 잼나네요..

그렇쿤요... 문제는 비싸서 였군요...ㅎ.ㅎ..

미선이남푠님의 댓글

아... 이사람들이... 88학번인 난 어쩌라고... ㅋㅋㅋ
흠... 이래서 미술전공쪽이 좋군요... ㅎㅎㅎ
뭐 난 1학년때부터 입대->제대 -> 졸업까지 여친이 없었던날이 별로 없어서
별로 부럽지 않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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