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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어떤 개인주의자의 국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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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놋님의 댓글에 대한 답이 길어질 것 같아 새로 글타래를 올려봅니다.
사실 제가 뭐 여기 와 있다고 해도 국적을 바꾼 것도 아니고 단지 이 나라의 편리한 영주권 제도를 이용해 거주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왕래가 편한 시기에 나라를 떠나서 다른 곳에서 산다든가 하는 게 큰 의미는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도 있고요.

언제나 나라와 민족은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개인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왔어요. 물론 깊게 파고 들어가면 애매한 딜레마에 부딪치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체 우선이란 다수의 개인들이 그래도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어떤 개인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기도 합니다. 그건 국가와 민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 자체보다는 그 국가와 민족에 속한 대다수의 개인을 위하는 것이지 한나라당과 극우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그런 의미의 "국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국가라는 울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가가 다수 국민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고 억압한다면 그런 국가는 차라리 없는 게 낫죠. 어떤 국가가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드는데 이웃 국가가 그 사람들을 진심으로 잘 대해주고 행복하게 살도록 신경써 준다면 합치는 게 낫겠죠. 하지만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합병은 먼저 국민들의 동의없이 무력으로 빼앗는 경우인데다가 빼앗긴 나라의 국민들은 억압받고 차별받습니다. 우리도 역사에서 뼈저리 겪었던 일이고요. 영주권 제도는 개인에게 그 선택권을 주어서 "잘해줄테니 와서 살아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 물론 그 나라에서도 이득이 있으니 그런 정책을 실시합니다. 한국도 인구가 계속 감소되고 있으니 언제가는 영주권 정책같은 걸 실시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 때가 되면 민족에 대한 개념은 많이 퇴색되겠죠.

일전에 바르셀로나 출신의 친구가 놀러와서 한국지폐에 그려진 한반도 지도를 갖고 농담을 하다가 제 기분을 상하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Bank of Korea"라고 써있는데 왜 한반도 지도가 전체가 다 그려져 있냐? 북한에서 기분나쁘겠다...저는 순간적으로 욱 해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는데요. 아니 그럼 지도를 반쪽만 그려 넣어야 된단 말인가? 분단된 것도 서러운데 외국인에게 저런 농담을 듣다니...두고두고 생각해도 화가 나는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회사에서 그 얘길 젊은 친구들에게 했더니 "그게 뭐 그렇게 기분나쁜 일이냐고,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아요."라는 얘길 듣고 격세지감이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 얘기가 "그건 당신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갖고 있는 허상의 애국심같은거지 당신 스스로의 생각은 아닐거다. 북한은 한 민족이니까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 만약 그렇게 배우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당신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 친구들은 통일따위 바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지불해야할 비용이 너무 크다는 거죠.

다른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당신처럼 자유주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북한문제에 그렇게 대응했다는 게 그 친구들로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북한이 어떻든 말든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냐? 지금까지 보아온 당신의 모습으로 짐작한 가치관과 충돌하는 것이 맞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잠시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 결론은 통일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민족애와 국가관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들도 함께 잘 살아야 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먼 나라 아프리카의 어린이들도 돕는데 바로 이웃한 나라 사람들을 돕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면 (여기서 구조적이란 강대국의 이권에 휩싸여 새우등터지는 한국과 북한의 현실을 말합니다) 더욱 도움이 되겠죠. 결국은 개개인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위한 거라고 봅니다. 국가는 그걸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이고요. 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잘못된 건 아니죠. 다만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그걸 얻으려고 하진 말아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블놋님처럼 핵심만 짧게 글을 쓰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언제나 주저리주저리 만연체 - 고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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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성진홍님의 댓글

  문제는 요즘 사람들이 대부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개인주의는 써니데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 영역내에서 최대한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개념인데, 아시다시피 국내에서는 개인주의=이기주의로 생각들하고 있지요.

게다가 나만 잘살기 위해 그 어떠한 편법이나 빽을 써도 상관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기까지 하니.....

민주정부는 구성원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맞고, 그 연장선상에 제가 몇일전에 이야기했던 복지도 포함이 되겠지요.
그럼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국가가 왜 가진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려서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국가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며 가진자의 재물의 귀퉁이 쬐금을 더 떼다가 그렇지 못한 이들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뭐..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이런 것들이 정착이 되고, 국민들의 대통령=왕 또는 강력한 지도력으로 독불장군처럼 모든것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슈퍼맨이라는 개념이 희석되면 (아직 나이드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점차 나아지겠지요.

이 시기가 도래하는 시기가 우리가 통일을 시도할 수 있는 시기가 될겝니다.
지금 같은때에 통일이 된다면.....
지역 감정이 아주 끝내줄거고, 이것을 이용해먹는 부류들은 더 기승을 부릴 테니까요.
저도 하루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지금은 이북 동포들에게 죄를 짓는 것처럼 느껴져서 지금은 아니라고 말씀드린겁니다.

Bluenote님의 댓글

  저는 국가대항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축구경기를 풀 타임으로 시청하는 일은 4년에 한 번 정도.
야구경기를 풀 타임으로 시청하는 일은 10년에 한 번 정도.

이런 류의 전국민적인 연례행사(?)는 합법화된 마리화나와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국가 따위는 개에게나 줘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모아 놓은 느슨한 공동체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국가와 민족을 중요하게 받들어야 할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저의 가족과 친구가 살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자 같은 피가
흐르는 유사 유전자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고, 이기적이고, 동물적이죠? -_-ㅋ

문체에 대해서라면 예전에 우연치 않게 방문했었던 sunny님의 블로그를
기억하는 저로서는 겸손이 지나치시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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