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아리조나 Korea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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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에 제일 먼저 나오는 Korea House Restaurant, 한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을 하는 것을 보니 당연 한국 음식점이 분명해 보이는데, 과연 어떨지...
그리하여 찾아가 본 곳이 여깁니다. 큼지막하게 씌어진 간판이 이 가게의 정체성을 대변해주는 듯한... 저도 나름 객지생활 연차가 올라있다보니 이 동네의 한국 음식점이 대략 어떤 곳이리라 하는 짐작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나를 깜짝놀라게 할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게 기대를 하고 문을 열었는데... 인테리어는 제법 한국 냄새가 풍기게끔 해 놓았습니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장식물들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듯 싶고요. 일단 이 부분에서 점수.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 한산한 가게에는 대략 두 팀의 손님이 있었습니다. 한국 억양의 영어가 간간이 들려오는 얌전한 여자분들 팀이 구석에 하나 있었고, 가게 중앙의 가장 큰 테이블에는 무서운 언니들이 세 분 앉아서 한 상 차려놓고는 이슬을 받아 드시고 계시더군요. 어라? 초저녁인데... 물론, 초저녁이라고 쐬주를 빨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그 중에도 가운데 앉아계신 민소매 언니의 포쓰가 강렬하더군요. 넌 누구니 하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데... 후덜덜... 사진이라도 찍어두면 좋겠네 싶었으나, 사진기의 불빛이라도 보였다가는 가게 뒤로 끌려가서 쪼인트라도 까일 것 같아 조용히 눈 깔았습니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초를 빨고 계시는 분들을 뒤로 하고, 주인이 나와서 오더를 받으시더군요. 가격이 좀 세긴 했지만 이곳에서 한국 음식이라니 감지덕지지 하는 생각에, 나름 무난한 불고기를 주문했습니다. 우리나라 요식업의 특징을 배달이라고 한다면, 미국의 특징은 투고 (to go) 이겠지요? 세 언니들 보면서 밥 먹을 수는 없겠기에 투고를 시켰습니다. 불고기 정식 1인분의 가격이 세금 포함 $16. 저녁 시간이고 그 정도면 오케이 였습니다.
호텔방에 들고 와서 꾸러미를 풀어 보니, 아이고... 고기가... 고기가... 스테이크 고기를 간장과 설탕에 재어놓은 듯한... 덩어리 고기더군요. 아마도 불고기감으로 얊게 썰어주는 한국 정육업자가 그 동네에 없기 때문이었나봅니다. 젓가락으로 덩어리 불고기를 찢어먹는 맛이란... ㅎㅎ
그래도, 반찬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나름 상당히 신경써서 잘 만들었습니다. 맛깔스러운 나물도 좋고, 무엇보다도, 싼 맛에 안남미에 양배추 김치 내어놓는 업자들에 비해, 이 집은 제대로 된 쌀에 잘 담근 김치를 내어주더군요. 이런 곳은 대략 못하는 음식 없이 다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칫 성의없이 장사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집 주인장은 상당히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진은... 사진기가 슬슬 맛이 가는지 사진 파일이 간간이 깨지는군요. 더불어 제 돈도 깨지게 생겼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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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쁠랙님의 댓글
잼나게 참 잘 읽었습니다...................
특히....
불고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b
붕어빵아헤엄쳐님의 댓글
그 언니들이랑 같이 드시지... 그러셨쎄요~ ㅋ
simon님의 댓글
젓가락신공을 연마하셨군요...ㅎ
향기님의 댓글
출장가셔서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주인이 상당히 정성을 들여서 다행이네요.
불고기....상상이 가네요...
ㅋㅋㅋ
김홍석님의 댓글
우와 좋다 맛있겠어요 ㅠㅠ
튼실이엄마^^님의 댓글
그래도 고기가 무지 맛나 보입니다^^
그냥 통으로 와구와구 먹고 싶어요 ㅋ
민주님의 댓글
이슬을 받아 드시고ㅋㅋㅋㅋ 진짜 글을 재밌게 쓰셨네요ㅎㅎ
딸기공주님의 댓글
음... 저도 왠지 그냥 도시락이 땡기네요
zntbr님의 댓글
ㅋㅋㅋ 불고기.....
dolce님의 댓글
멋진 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