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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70-200mm 망원렌즈, 시그마냐 탐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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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00mm 망원렌즈, 시그마냐 탐론이냐?

시그마 APO 70-200mm F2.8 II EX DG MACRO HSM 와 탐론 A001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인터넷에도 뚜렷한 답이 없고, 지식인에도 뭐가 더낫다라는 답은 별로 없더군요. 여하튼 여기저기 뒤적이며 열심히 찾아본 결과 답은! “모르겠다.” 였습니다.

저는 워낙 시그마 삼식이를 약 1년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던지라, 시그마에 조금이라도 좋은 의견이면 저절로 눈이 갔습니다. 게다가 제가 구매하는 시점에서 시그마는 90만4천원, 탐론은 103만 6천원이니 답은 딱 정해진 것이지요. 한걸음에 용산으로 달려간 저는 제 니콘 D90에 물려보았습니다. 야, 좋더군요.

조용한 초음파 모터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초점이라니. 돌아오는 차 속에서 무작정 찍어 본 거리의 풍경도 마치 예술처럼 보이더군요. 압니다. 이건 제 실력이 아닌 순전히 카메라 덕이라는 것을.

금요일 저녁에 시그마를 사고 다음날인 토요일 오전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을 찍어주었습니다. 뒷배경이 확실하게 날아가고 초점 속의 미소만 가득하게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약 30~40분간 열심히 찍다보니 갑자기 초점에 얼어붙었습니다. 카메라 스위치를 아무리 눌러도 렌즈는 꼼짝도 않더군요. 이상한 것은 렌즈를 수동으로 놓고 초점 링을 아무리 돌려도 거리계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삼식이를 물려서 찍어 보았더니 카메라는 아무런 이상도 없이 작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렌즈를 따로 떼어 초점링을 돌려도 거리계는 꼼짝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차분하게 찍었습니다. 워낙에 전자 제품이라는 것이 기술자 앞에만 가면 언제 그랬느냐? 는듯 정상적인 체 하는 경우가 90% 이상이니까요. 저도 이젠 그런 것 정도는 짐작할 줄 아는 나이입니다.

아무래도 더운 날씨고 땡볕 아래서 사용을 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학교 운동장이고 1시간도 안 썼는데, 이게 정상적인건가? 그럼 해수욕장에서는 어떻게 사용하나? 여름에는 카메라를 중간 중간 식혀가며 사용해야 하나? 그러면 제품도 아니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잔뜩 풀이 죽어 집에 돌아가니, 웬걸? 카메라는 다시 씽씽 잘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요일, 아침 8시 30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9시 10분에 다시 얼어붙었습니다. 열이 확 올라서 판매점에 전화를 하니 일요일에는 근무 안하더군요.

월요일 아침 곧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시그마 AS센터에 연락을 하라더군요. 시그마 AS센터는 참 친절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 좀 미안할 정도로요. 하지만 저는 이런 글을 써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그마가 제대로 된 제품을 출시해서 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없어야만 더욱 발전하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각설하고 상황을 잘 설명하고 동영상을 보여 주었더니, 허참 이런 일은 처음인데... 라며 난감해 하면서도 초기 불량 확인증을 끊어 주었습니다.

확인증을 들고 다시 카메라 샾에 갔습니다. 카메라 샾도 진짜 친절했습니다. 아무 소리 않고 새 물건으로 바꾸어 주더군요. 용팔이가 어쩌고 하는 말에 익숙해 있는 저에겐 정말 감동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새 렌즈를 카메라에 물리는 순간, 한두 번 셔터가 안 들어가더군요. 혹시? 하고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다시 렌즈는 부드럽게 작동했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입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벌써 초점은 한두 번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별로 뜨겁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러다가 다시 잘되지 않을까? 하고 여의도 근방의 도로에 차를 멈추고 별 짓을 다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수동모드에 놓고 미친 듯이 난사를 하며 초점링을 수동으로 돌리다가 보면 슬그머니 자동초점이 살아나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살아난 자동초점 기능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토요일, 시그마 렌즈는 다시 저를 돌게 만들었습니다. 위에 열거한 모든 짓을 해도 살아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차안에 에어컨을 켜고 렌즈를 식힌 후 다시 사용해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씽씽 작동하더군요. 그래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운동장 뙤약볕에서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는 나에겐 시그마는 아니다. 나는 다시 차분하게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그날 시그마 AS센터에 사정을 설명하고 담당자와 장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그런 경우가 없었다더군요. 저도 역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지요. 인터넷에서 비슷한 증상을 찾아 참고하려고 했지만 한 건도 저와 동일한 경우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만 두 번이나 재수 없게 문제가 있는 렌즈가 걸려든 것일까요? 그래도 이 렌즈가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제 잘못은 아니지만 자꾸 바꾸어 달라는 것도 이상하더군요. 게다가 담당자 앞에선 이상 없이 작동하는 렌즈를 말입니다.

어쨌든 담당자는 휴가를 가버렸기에, 저는 다른 담당자 앞에서 처음부터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해야했습니다. 값 비싼 렌즈를 두 번이나 바꾸려니 손이 막 떨리더군요. 어쩐지 AS센터 사람들이 저를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 볼 것도 같아서 마음을 조렸습니다. 그러나 AS센터 분들은 역시 친절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제 표정을 보더니 다시 초기불량 확인증을 써 주시더군요. 그래도 다시 할 짓은 아니더군요. 오늘 카메라 샾에 간 저는 추가금을 주고 탐론렌즈로 바꾸었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운동장에 삼각대를 세우고, 일부러 카메라와 렌즈를 뙤약볕에 놓아두었습니다. 중간중간 촬영을 하며 혹시 또 렌즈가 멈추는 것은 아닐까? 염려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기울 때까지도 탐론 렌즈는 부드럽게 작동했습니다. 어쩌면 내일 이상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그랬습니다. 탐론은 뜨거운 햇살 아래서 정상적으로 잘 작동했습니다.

두 기종을 다 사용해본 결과,
초점을 잡는 속도와 정숙성은 시그마가 나았습니다. 탐론은 마지막 초점을 잡는 순간 덜컥! 하고 충격이 제법 있더군요. 또 초점을 잡는 속도도 시그마가 나은 것 같습니다. 탐론은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초점 끝까지 왔다갔다는 삽질도 제법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정확한 순간을 놓치기도 하고, 말을 타고 빠르게 움직이는 아이들의 얼굴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이건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색감과 화질도 시그마 승!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중요한 순간에 자동초점이 얼어버리는 렌즈를 어디다 씁니까? 잔뜩 기대하는 아이들 앞에서 고장나버리는 렌즈라니요. 해수욕장에서 여친을 세워두고 고장 나면 무슨 망신입니까? 만약 제 손에 들었던 두 개의 시그마 렌즈만 이상한 것이었다고 하면, 저만 재수가 없어서 뽑기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고 하면, 그건 오히려 시그마 사와 제가 다행일 것입니다. 저는 삼식이에 정말 만족했던 시그마 팬이거든요. 아니라면 시그마 렌즈는 상품으로서는 불합격이겠지요.

70-200mm 망원렌즈, 시그마냐 탐론이냐?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PS: 이 글과는 별도로 시그마 AS센터와 카메라 샾의 친절하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3번이나 동탄에서 바쁘게 서울로 오르내렸고, 수업촬영도 3일이나 엉망이 되었고, 기름 값도 많이 썼고, 열도 많이 받았지만 말입니다.

동영상은 제 블러그에 올렸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꾸욱!

http://blog.naver.com/allbar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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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6 08: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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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shinerain님의 댓글

말씀하신 정도의 문제가 모든 70-200에서 있었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많이 팔리지가 않았겠죠.

맘고생 많으셨겠습니다.
운이 없으셨거나, 렌즈 외의 부분에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윤종현님의 댓글

시그마가 써드에서 못 벗어나는 이유중 하나가 이거죠.
그래서 제 24-70은 아무문제 없는 제품이 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만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건지...
미국에서도 시그마 전핀 문제 때문에 센터 보내신 분들이 있긴 한데 그렇게 많지 않은거 같거든요.

hongmt님의 댓글

해당 렌즈 사용해봤는데 초점은 참 못잡더라구요
싼게 괜히 싼게 아니에요

천추님의 댓글

맘고생 하셨군요...

purison님의 댓글

요즘 서드파티렌즈들도 무척 잘 만드는데...음,

김경하님의 댓글

서드파티렌즈 저도 씁니다.. 악~~~~ 싼거 쓰다가...잘 찍으면 업하면 되죠 뭐

솔아보드님의 댓글

저는 탐론 사용하는데.. 무거워서 그렇지 별문제 없던데요.. 가끔 초점을 못마추어서 잉잉그리지만.. 그러다가 말지요...

goodday님의 댓글

캐논이 끌리는데.....ㅋㅋ

강산님의 댓글

저도 캐논이 끌리는 군요

오석현님의 댓글

캐논 좋던대요 딴건 못써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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