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 국내흥행 `적신호`

예약 판매 부진… 비싼 가격도 한몫

12월23일 국내 선보일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정용 게임기 Xbox의 판매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지난 25일부터 국내 주요 인터넷쇼핑몰 50곳을 통해 예약판매를 시작한 Xbox는 현재 롯데닷컴만이 1천여대의 예약실적을 보이고 있을 뿐 대다수의 쇼핑몰이 50여대 미만의 예약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플레이스테이션(PS)2 국내출시 때 예약판매 하루만에 PS2 1만대가 매진되었던 현상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Xbox가 이처럼 부진한 스타트를 보이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꼽히고 있다. Xbox 본체의 국내 가격은 27만9400원으로 PS2에 비해 6600원이 비싸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의 Xbox는 PS2보다 싸거나 혹은 번들 패키지를 통해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게임 타이틀도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Xbox 유통사인 세중게임박스에서 내놓을 게임 5종은 모두 5만2000원의 균일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중 대표적인 게임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3`의 경우 용산 등지에서 일본판 신품을 3~4만원에 구할 수 있다. 국내판과 일본판은 동일 코드가 사용되어 게임 타이틀의 상호호환이 가능하다.

롯데닷컴의 양동운 부장은 "PS2가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을 인하했던 것처럼 `Xbox도 그러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 탓에 예약판매가 저조한 듯 하다"며 "소비자들이 약간 흥분상태였던 PS2 출시 때와 달리 신중한 구매를 고려하는 현재 분위기도 Xbox 판매부진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게임 매장 관계자는 "출시 정식 발표 이후 오히려 일본판 Xbox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가격차이가 별로 없는 데다 냉각팬이 장착된 일본판 Xbox의 기판이 더 고성능이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중게임박스측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본체와 게임 타이틀을 같이 구입한 사람에게 DVD 재생키트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에 본체와 DVD 재생키트 합본 패키지를 예약한 사람들이 크게 반발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이 합본 패키지 예약구매자의 대다수는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게임 전문가 오규석씨는 "MS와 세중이 무리하게 연내 출시를 추진하느라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며 "국내 시장에 합당한 가격 설정과 인지도 확산을 위한 마케팅 등 적극적인 투자가 없이는 PS2의 아성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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