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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의 새는 울지 않는다.

본문

내가 잘 인용하는 일본의 장수 일화가 있다.

새가 울지 않으면 죽인다. - 오다 노부나가, 織田信長(직전신장), 
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만든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豊臣秀吉(풍신수길),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德川家康(덕천가강) 

결국 새가 울기를 기다리던 덕천가강에 의해 일본은 통일됐다. 그가 세운 막부는, 사카모토 료마에 의해 일본이 근대화 되고 대정봉환[大政奉還]까지 약 264년간 일본을 통치했다. 이것은 거대한 정치의 이야기.

나를 돌아본다. 나는 영웅도, 장수도,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먹고살면 된다. 나는 단순하고 소박하다. 일상의 마음편한 행복이 최고의 덕목이다. 그러나 내가 즐거워하는 일들은 늘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를 시끌시끌하게 했다. 나는 늘 무엇인가를 개선하고 발전하기 바랐다.

내가 무엇을 꿈꾸고 진행하면, 참 많은 사람이 다가오고 설익은 열매를 따먹고 돌아서고 욕을 해댄다. 그러나 나는 덕이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내게는 충분한 재산과 인적인 인프라도 없다. 그러니 그들이 예상했던 금전적인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겠지. 내게는 그런 이들의 마음을 조정할 능력이 없다. 그저 어이 없어하고 배신감에 어깨를 떨구는 수밖에...

더 중요한 결함은, 내 주관으로 남을 평가하고 내키지 않은 일은 잘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은 남 못지않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보고 옥석 가리기를 못할 뿐더러 하고 싶지 않다. 당장 충분한 이익을 주지 못하면서, 미래를 보고 기다리라고만 하는 사람. 더 큰 세계가 있는데 왜 여기서 설익은 과실에 침을 흘리냐며 야단만 치는 사람. 결국 나는 주변인들로부터 욕먹기 쉬운 사람인 것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카이사르 같은 인간. 그러니 어떻게 사람 모으기를 기대할까? 결과가 뻔한 것을.


나이가 드니 저절로 보이는 것들이 있다. 욕심의 충돌도 보인다. 혼탁한 다툼의 방향도 보인다. 그러니 새가 울기를 기다리는 것이 역시 제일이다. 그러나 나의 작은 행복은? 하염없이 기다리며 속 태우며 속절없이 흘러갈 내 인생은? 무엇 때문에 내가 그런 덧없는 짓을 해야 할까?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나뭇가지의 새는 울지 않는다. 어쩌면 영원히 울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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