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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결실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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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결실의 계절.

오늘 학교 텃밭에서 땅콩 캐는 것을 보았다.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 땅콩이 한 버킷이나 나온단다. 가을이다. 이제 수확의 계절이다. 지난 일 년 간의 인간관계에서 결실은 무엇인가? 돌아보니 역시 우울하다.

반성의 의미로 사람을 만나는 과정을 돌아본다. 몇 가지 필수적인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처음 만나서는 서로가 상대방의 인품과 사람됨에 놀란다. 서로가 데모 버전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서로 맞추어 주려고 하니, 세상이 이렇게 멋진 사람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기본 적인 관점과 생각까지 비슷하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자주 만나고 연락하고, 만날수록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가까워진다. 마치 이성간의 연애 같다.  

두어 달 지나면, ‘어허?’ 하는 점이 발견 된다. 이사람 날카로운 면이 있네? 이사람 술 먹으면 은근히 엉기는 것도 같고, 이 사람의 주변은, 뭔가 나랑 안 맞아. 하는 식으로 예상치 못한 면들이 하나 둘 드러난다. 이때가 중요하다. ‘역시 그렇군.’ 하고 지난 과거의 잘 못된 관계들을 돌아보고, 적당히 거리를 두거나 몇 가지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이런 암시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이런 징조가 곧 큰 문제꺼리로 불거진다. ‘영화에 등장한 총은 반드시 발사 된다.’처럼, 이상한 복선들은 반드시 지뢰가 되어 폭발하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관계의 즐거움에 빠져 이런 점을 무시한다. ‘결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하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징조들의 결과를 예상하고 관계를 조절한다. 꼭 만나야할 이유가 없다면 결별하면 된다. 아니라면 결과를 예측을 해가면서 관계의 농도를 옅게 하며 시간을 버는 것이다. 시끄럽지 않게 연착륙해야 한다.

대부분 이때 결별 하거나, 원수가 된다. 형님 동생 하면서 가까이 지낸 사람들일수록 더 격렬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멀어진다. 여기에 돈 문제까지 엮이면 더더욱 상황은 폭발적이다. 최악의 상황은 뒤에서 딴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이런 쓰레기를 그동안 형 동생 하면서 만났다니... 더 이상은 손 쓸 것이 없어 보인다. 거짓말을 한다고? 화내지 마라, 그게 사람이다.

그러나 이 단계를 적당히 끌며 지나면, 점차 사람의 전체적인 면이 보인다. 그 사람의 장점을 보았고, 단점을 보았다. 이제 그 사람 전체가 이해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흠.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납득이 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느 정도 중립적인 위치에 선다. 그러면서 서서히 서로의 진가를 다시 알아가게 된다. 서로의 성격을 아니까, 서로 껄끄러운 일은 만들지 않고, 매끄럽게 매듭지어질 수 있는 대화만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벗, 뭐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사회생활의 현상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립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이 많다면, 그는 상당히 괜찮은 사람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요즘 ‘의리’ 가 농담 삼아 많이 회자된다. 스티커도 많이 돌아다닌다. 그만큼 이 세상에 의리가 실종된 탓이겠지. 예전에 한 어른이 말씀 하셨다. “양아치하고 뭘 해?” 하지만 당시 내게 형님, 형님하며 잘 하던 건달 같은 아우였기에 함께 일했다. 그러나 일이 틀어지자, 제일 먼저 배신했고, 내게도 배신을 권유했다. ‘눈 한번 딱 감고 배신하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살아보니 건달도 아닌 양아치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아무 문제없을 때는, 세상 최고의 의리파, 조그만 문제만 생기면 의리의 탈을 벗고 양아치로 변신한다. 그들이 알고 있는 아주 작은 비밀도 온통 세상에 떠들고, 주변과 가족을 위협하고 막무가내. 살면서 지켜보니 이런 일이 한두 번 아니다. 그래도 뭔가 있어 보여서 기대고 싶다고? 의리는 양아치와 상극이다. 인간관계를 나눌 상대가 아닌 것이다. 논외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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