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것들인지 모르겠어!

모 업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은 맥주 컵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는다.

처음엔 근사한 이유를 대더군. 이 모임을 통해 국가발전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브라 브라 브라.. 뭐 하여간 건전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잠깐 보니까 잘 되어 가는 것도 같더라고. 10% 깎아 달래. 까짓것 뭐, 그러자고.

자세히 보니까, 회원의 한 10%는 처음 목적대로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고. 30%는 그저 남자나 여자를 사냥하러 온 꾼들이야. 매너 좋고 사근사근 친절하고... 그저 이성만 졸졸 따라다니다가 끝이야. 나머지는 다 필요 없는 것들이야. 모임 끝나고 술 마시고, 2차로 노래방 가고. 순전히 음주가무가 목적이야. 어디 같이 놀아주는 친구들도 없나봐.

그러니 그런 찌질이들이 득시글대는 모임에 누가 가겠어. 나중엔 열심히 하려던 10%는 다 빠져나가더군. 목적을 이루었거나, 못 이루었거나 이성 사냥을 목적으로 한 것들도 다 빠져나가지. 그러니 아무도 안 놀아 주는 찌질이들은 또 뭣 하러 남아있겠어? 대략 이 모임에서 단물 다 빠졌다 싶으면 또 다른 모임에 가서 기웃거리지.

그 모임? 아직도 잘 굴러 가. 새로운 멤버들이 똑 같은 비율로 충원되지. 한 3년 지났나? 회장과 총무만 빼고 다 바뀌었어. 뭐가 어떠니, 의미를 빙자해서 모여서 떠들고 술 마시고 노래방가고 지지고 볶고.

다른 모임도 다 그런 식이야. 모이는 이유는 뻔해. 하는 짓도 뻔하고, 모이는 멤버들도 뻔하고, 기름탱이 같은 놈들, 여자들에게 수작 거는 말도 뻔해. 못 이기는 척, 순진한척 그 수작 받아주는 여자들 행동도 뻔하고. 어떤 때는 말야. 영 순진한 남자가, 완전 프로인 여자에게 작업을 걸더군. 선수 몰라보고. 아, 그런 건 좀 말려야 하는 건데...

메뚜기 뗀지, 파리 뗀지. 어쨌든 그렇게 대충 굴러가는 거지. 인터넷 동호회 모임은 다 그런가봐. 지들끼리는 다 알겠지? 대강 알면서 속아주고 넘어가고.

나? 나야 불만 있을게 뭐겠어? 장사 잘해서 돈만 벌면 그만이지. 하지만 말야. 그런 것들 자꾸 보면 속이 니글거려. 이것도 직업병 인가봐. 어쩌겠어? 먹고 살려면 참아야지.


사람들은 모두 외롭다. 어떻게든 어울릴 이유가 생긴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타인들이 어떻게 느껴지는가는 결국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소소한 1/N 이기 때문이다. 나는 타인들에게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외로운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모임이 만들어 지더라도.

오늘의 교훈 : 염불보다 젯밥에 신경을 쓰면 배가 산으로 간다.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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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소음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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