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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본말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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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본말 전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해묵은 명제가 내 책상위로 다가왔다. 얼마 전 입양한 1990년산 매킨토시 SE/30에게 매일 전기를 먹이기로 했다. 그동안 제대로 전기를 못 먹고 굶었으니, 이제라도 하루 한 시간씩 먹여야겠다는 결심이다. 그러나 매킨토시를 한 시간씩 맥(?)없이 켜서 전기를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뭐라도 쓸 수밖에. 그러다 보니 괜히 이것저것 기억을 뒤져가며 글을 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라는 식으로 전기를 먹이다 보니, 부지런히 글을 쓰게 되었다. 본말 전도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나. 생각하지 않았다고 일어나지 않는 일도 없다. "며칠 전, 이럴 줄 알았으면 태어나지 말 걸." 하는 소리를 들었다. 뭔 개소린지 모르겠다. 우리가 의지대로 태어난 것인가? 결국 아무 쓸모도 없는, '해서 버릴 소리'에 다름 아니다. 우리의 자유 의지대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의지대로 죽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최대한 노력하며, 이 일회성 삶을 제대로 가꾸는 수밖에. 그게 공짜로 주어진 삶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게다가 현대엔 의학적인 관점에서, 평균 수명을 90대까지 본다. 난 이제 겨우 절반을 좀 더 살았을 뿐이다. 아내에게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하자고 권유해 본다. 삶에 대한 보답이며, 노년기 해외여행대비라고 아내에게 말하지만, 60 넘어 은퇴의 시간이 와도 30년이 더 남았다. 나는 분명이 어디선가 새로 뭘 하겠다고 일치고(?)있을 것이다. 그때 영어 잘하는 곱게 나이든 아내는, 반드시 내 실패의 복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역시 나이 들면 여러 가지로 노련해(?) 진다.

오늘 오전 모처럼 시간이 났다. F.T.P.를 공부하며 바쁘게 보냈다. 기술적으로 도움 주시는 분께 미안하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다 잊고 못 알아 들었다. 아마 석공이 돌에다가 한자 한자 새기는 심정으로 나에게 알려 주셨을 것이다. 낡은 매킨토시의 입력 속도가 어찌나 느린지, 나 역시 돌에 새기 듯 한자 한자 입력한다. 올드맥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인내심 배양과 치매예방에 좋다. 확신한다.


매킨토시 se/30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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