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추가메뉴
어디로 앱에서 쉽고 간편하게!
애플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
오늘 하루 보지 않기
KMUG 케이머그

자유게시판

[김명기 목장통신 2] K.R.A.의 지원을 받았냐고?

본문

[김명기 목장통신 2] K.R.A.의 지원을 받았냐고?

골프는 양치기의 유물이고,
승마는 왕족의 유산이다.

나는 승마가 국민스포츠가 되기를 기원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에게 ‘승마는 말학대지요?’ 하는 눈치 없는 사람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말 수는 약 2만 여 두. 독일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이미 130만 마리였다.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농업과 목축 부문의 산업 효과를 상상해 보자. 아니 다른 것은 다 떠나 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말이 2만두 밖에 없는 현실이 진정한 말 학대 아닌가?

말이 교통수단이나 파발마 등의 용도가 없어졌다고, 경마 이외에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서 말의 숫자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사람을 비롯하여 동물에게는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다. 동종의 수가 늘고 다양한 배우자가 생기고 인간이나 동물이나 다 같은 이 행성의 시간여행자들로, 어울려 살 권리가 있다. 쓸모없다고 버릴 것이 아니라, 교육, 축산, 관광, 레저스포츠로 아름답고 건강한 마필을 우리의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나는 말을 가지고 압구정동이나 가로수 길에도 잘 간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말을 보여 주고, 단 한 명이라도 승마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할 생각에서다. 당연히 젊은이들은 말과 승마에 열광한다. 하도 잘나서,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 안하는 것은 물론(농담!) 탤런트가 지나가도 모른 체한다는 멋진 젊은이들이, 바쁘게 핸드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대며 열광한다. 그야말로 열광이다. 이러니 승마가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지 않은 것이 더 신기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이런 홍보행사를 할 때마다,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K.R.A.가 돈이 많기는 많아. 별 걸 다 지원하네.’ 내가 기마국토대장정 등 승마관련 홍보 행사를 위해 업체에 스폰을 요청하면, 요청받은 업체에서는 되묻는다. “K.R.A.에서 지원 안 해줘요?” 이거야 원! K.R.A.는 대기업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 일을 진행할 것이다. 매년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 안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일반 기업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일반 기업에서, 쌈짓돈처럼 여기저기에서 필요할 때마다 마구잡이로 돈을 쓰는가? 그런 기업이 과연 있기는 있나? 

인터넷 등을 검색하면 다 나오겠지만, K.R.A.도 환급금, 세금, 축산발전기금 등 빡빡한 예산으로 일을 하는 기업체인 것이다. 아무나 지원해 달란다고 돈을 팍팍 꺼내주진 못한다. 물론 내가 승마 관련 홍보를 한다고 ‘옛다 돈.’ 할 리가 만무한 것이다. 하기사 나도 10여 년 전엔 무조건 K.R.A.로 달려 갔었고, 이우재 전 마사회장님 때엔 얼마간 지원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참 무례한 짓이었고 관례를 무시한 일이었다. 감사하고 죄송하다.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여하튼 그 이후로는 돈 타령으로 K.R.A. 에 가진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찾아가는승마교실’이니, 차라리 교육부에서 ‘차상위계층 청소년들의 무료 승마교육’을 지원 받고 있다. 또 문광부와 함께 일반 시민들이 도심에서 승마 체험을 하고 전국 승마장의 안내 지도를 배포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니 내게 제발 ‘K.R.A. 지원으로 하는 행사냐?’ 라는 질문을 하진 말아 달라. 설명이 아주 길고 복잡하니까.
 
엉뚱한 이야기지만, 나는 히틀러 당시 독일의 기갑 사령관이었던 에르빈 롬멜 (Erwin Rommel) 장군을 아주 좋아한다. 사막의 여우. 그 비극적인 결말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떠올린다. 어쨌든 최근 그에 대한 일화를 읽었다. 윤경환 박사의 직장인불패혁명 이라는 책이다.

1917년 1월 8일 루마니아 가게스티.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은 동남부전선에서 루마니아와 싸우고 있었다. 젊은 롬멜 중위는 전날 한 바탕 적들을 물리친후 말을 타고 정찰에 나섰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느긋하게 말을 타던 중 전방에 무장한 루마니아군 15명이 나타났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말을 돌려 달아났겠지만 롬멜은 당황하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가 친절하게 인사했다.
“나는 어제 자네들 동료 4백 명을 포로로 붙잡았네. 자네들도 괜히 싸우지 말고 무기를 버리고 가지 않겠나?”
루마니아 인들은 롬멜의 위풍당당함에 굴복하여 무기를버리고 자진하여 포로가 되었다.

크아아아... 얼마나 멋진 모습인지 나는 상상만으로도 롬멜의 왕팬이 되었다. 말을 탄 사내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고, 승마란 이런 것이다. 라고 바보처럼 외치고 싶다. 당당하고 의연한 젊은이들이 이 행성의 여기저기에서 말을 타고 대자연을 누리는 모습을 진정으로 보고 싶다.

나는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미 지난 12년간, 4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승마를 지도하고 국토를 대장정했다. 그들이 재벌집 영식들이어서가 아니다. 평범한 가정의 대학생들인 그들은 스스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고 라면을 먹어가면서 기마국토대장정을 했다. 승마는 재벌이나 부유층 가정의 유복한 학생들만, 즐기는 것이 아닌 것을 이미 400여명이 증명했다.

얼마 전, 장학금을 탔는데 “내가 먹고 살만하고 너희들 학비 댈만하니, 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양보하라”고 했다는 어느 아버지의 일화를 들었다. 멋지다. 에르빈 롬멜 장군만큼 멋진 아버지다. 어떤가? 아르바이트로도 승마는 할 수 있다. 정말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전국민 말타기 운동’의 참가를 양보할 수는 없겠는가? 충분히 말을 탈 형편이 되는 사람들이 값 비싼 승마복을 쫙 빼입고도, K.R.A.의 지원을 받아야만 말을 탈 것인가? 그렇게 말을 배워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겠는가?

말을 타고 싶으면, 자신의 용돈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라. 그리고 모자라면 좀 더 노력하자. 승마자체가 예절이고, 멋이고, 정신 수양을 위한 하나의 道(도)다. K.R.A.를 바라보고 그 지원으로 말을 탈 생각을 버리는 것은 어떨까? 나는 승마인 여러분들이 롬멜 장군처럼 당당하고! 장학금을 양보한 아버지 처럼 멋진 사람들이길 바란다. 승마와 말의 세계는, 적어도 그런 마인드로 첫 발을 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혼자 생각한다.

2013년 6월

* 위 글은 오로지 김명기 개인의 의견입니다. K.R.A. 등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김명기 allbaro1@naver.com
한국승마산업발전연구소      http://cafe.naver.com/horstudy
0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81,347
가입일 :
2004-02-26 08:43:02
서명 :
미입력
자기소개 :
미입력

최신글이 없습니다.

최신글이 없습니다.

댓글목록 2

68K님의 댓글

고려시대 양반이 생기기 전에 각 가문들은 돌궐의 스파히 비슷한 마을공동체였다고 합니다.
이란에서도 스파히를 운영했고 인도의 세포이 부대 또한 보병이었지만 명칭은 스파히에서 가져옵니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그대로입니다. 마을에서 소 키우고 농사도 짓고 무술 단련에 철공소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랍인들은 말 족보 도둑맞으면 그날로 집안 망하는 날이었습니다.
말 한마리 키우기가 보통일이 아닙니다. 버릇 잘 들이는것도 문제.
전통을 지킨다고 하려면 인간문화재 몇명 지정하는게 아니라 대중적으로 계승하고 완전히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호오 그렇습니까? 스파히. 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공부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전체 139 건 - 1 페이지
제목
김명기 996 0 0 2018.12.07
김명기 1,156 0 0 2015.04.25
김명기 1,322 1 0 2015.02.14
김명기 588 0 0 2015.01.27
김명기 481 0 0 2014.12.15
김명기 438 0 0 2014.12.09
김명기 443 0 0 2014.12.08
김명기 320 0 0 2014.12.04
김명기 1,071 0 0 2014.11.17
김명기 341 0 0 2014.11.13
김명기 721 0 0 2014.11.04
김명기 450 0 0 2014.11.03
김명기 760 0 0 2014.11.01
김명기 434 0 0 2014.10.28
김명기 749 0 0 2014.10.28
김명기 1,089 0 0 2014.10.25
김명기 600 0 0 2014.10.24
김명기 558 0 0 2014.10.20
김명기 510 0 0 2014.10.19
김명기 362 0 0 2014.10.18
김명기 451 0 0 2014.10.14
김명기 466 0 0 2014.10.06
김명기 696 0 0 2014.10.03
김명기 766 0 0 2014.10.02
김명기 384 0 0 2014.09.29
김명기 559 0 0 2014.09.27
김명기 387 0 0 2014.09.26
김명기 812 0 0 2014.09.26
김명기 437 0 0 2014.09.23
김명기 543 0 0 2014.09.22
김명기 485 0 0 2014.09.18
김명기 645 0 0 2014.09.16
김명기 648 0 0 2014.09.15
김명기 585 0 0 2014.09.13
김명기 669 0 0 2014.09.12
김명기 853 0 0 2014.09.10
김명기 1,154 0 0 2014.09.08
김명기 378 0 0 2014.08.29
김명기 571 0 0 2014.08.19
김명기 520 0 0 2014.07.20
김명기 415 0 0 2014.07.06
김명기 627 0 0 2014.06.23
김명기 639 0 0 2014.06.09
김명기 855 0 0 2014.05.23
김명기 383 0 0 2014.05.22
김명기 757 0 0 2014.05.20
김명기 652 0 0 2014.05.19
김명기 629 0 0 2014.05.14
김명기 1,041 0 0 2014.05.13
김명기 748 0 0 2014.05.08
김명기 728 0 0 2014.05.06
김명기 563 0 0 2014.05.03
김명기 907 0 0 2014.05.02
김명기 561 0 0 2014.04.28
김명기 704 0 0 2014.04.18
김명기 763 0 0 2014.04.14
김명기 587 1 0 2014.04.04
김명기 579 0 0 2014.04.02
김명기 790 0 0 2014.03.28
김명기 555 0 0 2014.03.25
김명기 510 0 0 2014.03.24
김명기 802 0 0 2014.03.18
김명기 469 0 0 2014.03.10
김명기 584 0 0 2014.02.21
김명기 658 0 0 2014.02.18
김명기 707 0 0 2014.02.11
김명기 795 0 0 2014.02.08
김명기 2,880 0 0 2014.01.28
김명기 3,472 1 0 2014.01.28
김명기 685 0 0 2014.01.26
김명기 631 0 0 2014.01.25
김명기 877 0 0 2014.01.23
김명기 647 0 0 2014.01.09
김명기 668 0 0 2013.12.30
김명기 621 0 0 2013.12.26
김명기 649 0 0 2013.12.26
김명기 553 0 0 2013.12.23
김명기 461 0 0 2013.12.23
김명기 581 0 0 2013.12.19
김명기 504 1 0 2013.12.08
김명기 608 0 0 2013.12.08
김명기 893 0 0 2013.10.21
김명기 820 0 0 2013.10.16
김명기 862 0 0 2013.10.07
김명기 729 0 0 2013.09.30
김명기 916 0 0 2013.09.25
김명기 867 0 0 2013.09.16
김명기 698 0 0 2013.09.16
김명기 804 0 0 2013.08.25
김명기 840 0 0 2013.08.20
김명기 822 0 0 2013.07.23
김명기 783 0 0 2013.07.02
김명기 589 0 0 2013.06.24
김명기 841 0 0 2013.06.12
김명기 880 0 0 2013.06.12
김명기 776 0 0 2013.06.09
김명기 905 0 0 2013.06.07
김명기 749 0 0 2013.06.03
김명기 778 0 0 2013.05.31
김명기 734 0 0 201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