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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도 말이고, 말(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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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말(言)도 말이고, 말(馬)도 말이다

김명기 뉴시스헬스힐링승마사업단장  |  allbarol@naver.com

                       

승마를 하고 난 이후로, 나는 늘 궁금했다. 말(言)과 말(馬)이 왜 같은 글자일까?

말(言)은 언어로 서로의 의사를 전하고, 말(馬)은 전쟁용 군마나 교통용 역마, 파발마 등으로 사람의 역사와 함께 했다.

나는 언어학자나 역사학자가 아니니 뭐라 정의할 수도 없었고, 내가 찾아본 바로는 어디에도 관련 자료가 없었다.

몇 년 전 필자가 건국대학교 동생명과학부에 한국마필산업연구소를 발족했을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은퇴하고 시골서 직접 말 몇 마리 기르며 노후를 즐기겠다던 분의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한 적이 있다. 그 후 2년 쯤 뒤 그분의 전화를 다시 받았다.

"주말마다 손자 손녀들 땜에 어딜 못가유. 말이 없을 때는, 할아버지 집이 냄새 난다고, 재미없다고 안 오더니 말을 기른 후부터는 손주들이 매주 오니, 이건 뭐 어딜 갈 수가 있어야지유."

"호오 그건 또 예상 하지 못했던 즐거운 일이로군요."

"그런데 이게 말입니다. 요즘 애들이 좀 똑똑하고 영특해요? 핸드폰에다 컴퓨터다 우리 어른 보다 훨씬 낫지요. 그런데 말은 지들이 나를 당할 수 있겠어요? 어른의 힘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안 내력도 말해주게 되고, 보통 때면 뒷등으로도 안 듣던 할애비 말을 고분고분 옛날이야기처럼 잘 듣데요."

아하, 그렇구나. 말이 매개가 되어 祖孫(조손)간의 소통, 세대 간의 교류가 시작된 것이로구나.

나는 그분의 전화로, 말(馬)이 왜 말인지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전문가가 아니라, 십여 년 이상 말을 타고 지도해 온 기마대장의 입장에서 스스로 정의를 내린다.

말(言)을 통해 우리가 서로의 의사와 의도를 소통하듯, 말(馬)은 사람들을 서로 소통하게 한다.

'찾아가는 승마교실'로 도심이나 도심지 주변에서 말을 배운 청소년들은 곧 지방이나 시골의 승마장으로 승마를 즐기러 간다. 그곳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는 모든 비용은 레저와 관광으로 농촌의 소득에 도움이 된다.

승마 청소년들은 대자연과 농촌의 상황을 아는 차세대의 글로벌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은 도농 간의 교류와 소통.

요즘 각계로부터 재활승마가 주목 받고 있다. 말을 매개로 한 일반인과 장애인간의 소통이다.

나는 재활승마를 배운 장애인들이, 스스로 재활승마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장애인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장애인 지도자가 장애인에게 재활승마를 지도하게 되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이것은 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과 교류. 이렇듯 말은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 달린다.

근대이전 사람들 간에 전국적으로 소식을 전하던 파발(擺撥)이 있었다. 1894년(고종 31년) 갑오개혁 때 근대적인 통신제도가 도입ㆍ정착되고, 1885년 9월 28일 한성 인천 간 전신이 개통되자 파발제도는 폐지되었다.

이후 말은 사람 사이의 소통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승마는 경마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009년 '말산업육성법'의 제정으로 약 124년 만에 말은 사람사이를 본격적으로 다시 달리게 된 것이다. 농촌경제의 신 성장 동력으로, 도농 간의 교류로, 세대 간의 소통으로, 장애인과 일반인의 재활 가교로, 지금 대한민국의 말들은 다시 힘차게 내닫고 있다.

이런 소통의 도구가 말이기 때문에, 말(言)도 말이고, 말(馬)도 말인 것이다. 그러나 시시비비를 가리지는 말자. 처음에 언급한바 같이 나는 언어학자나 역사학자가 아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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