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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헬스컬럼]승마와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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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헬스컬럼]승마와 도자기

http://www.newsis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0642  <= 기사 전문 보기

고된 훈련을 마치고 다 같이 식사 중에 어떤 학생의 전공을 물었다. 그는 앞으로 도예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 요리는 잘 하니?"
"아뇨? 별로..."

그는 별 것을 다 묻는다는 표정으로 어리둥절 한다. 실은 머릿속을 스치는 일이 있어 그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몇 해 전, 숲 속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낼 적에 한 도예가와 친분이 생겼었다. 당시 나는 알지 못했지만, 그는 상당히 유망한 작가였고, 한국보다 오히려 일본 등 외국에서 더 이름이 났다고 한다.

나는 가끔 그의 흙집에 초대 되었고, 그가 만든 음식을 대접받았다.

그는 불을 기가 막히게 조절할 줄 알았다. 가마에 불을 넣어 도자기를 굽는 사람이니 불의 성질을 잘 알아야만 하겠지. 하지만 그는 그 불의 성정을 도자기뿐만 아니라 요리에까지 확장하여, 빠르고 간단하지만 불을 잘 머금은 요리를 낼 줄 알았다.

직접 재배한 싱싱한 야채들에게 찰나의 불을 넣어 그야말로 불 맛을 지닌 요리를 했다. 그 아삭이는 맛이란!

게다가 그는 직접 술을 담아 내놓기도 했다. 평생 술을 마셔 왔지만 그가 빚은 독특한 맛을 지금도 기억한다.

나는 지금 생각한다. 그가 만든 도자기들은 음식과 술, 또는 물을 담는 용도다. 실제로 그런 물질을 담지 않고 관상용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도자기의 기본은 사람의 삶에 필요한 뭔가를 담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도자기가 담을, 그 대상까지도 공부한 것이다.

나는 내 앞에 앉은 젊은이에게 말했다. 도자기를 잘 빚기 위해서는 요리를, 또는 술까지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사람을 알고, 그 마음마저도 담을 그릇을 빚어야 하겠지. 그러나 세상을 알아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건 젊은이에게 지나친 요구가 될 것이다. 또한 살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우리는 승마인이다. 말을 잘 타기위해서는 기술보다 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말을 살피고 말의 기분과 감정, 나를 따를 준비가 된 것인가? 아니면 곧 반항해 낙마 시킬 것인가?

같은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빠르게 승마술을 익혀 성급하게 달리는 사람들이 낙마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결국 말의 마음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꼰대로서의 자세를 지키며 마무리 했다.

알아들었을까? 알아들었겠지. 어쨌든 나도 나이 든 모양이다. 점점 잔소리가 많아지네.

- 2013년 늦여름...

'악마는 악마이기 때문에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늙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것이다'라는 속담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많은 지혜와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프리 초서 <캔터베리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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