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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s 사려다가 딴 것 주워온 썰...

본문

제가 머리에 털나고 처음으로, 통신비 외에 별도의 돈을 들여 산 전화기는 3년 전에 구매한 아이폰4였습니다. 아내에게는 국산 전화기도 돈 주고 안 샀는데, 어째서 중국제 전화기에 백여만원 안 되는 돈을 박아야 하느냐고 얘기했지만, 아내는 "아이폰이 손에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려."라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그렇게해서 제 스마트폰 라이프는 시작이 되었죠. 그리고 2011년 1월 24일, 전 LG와의 14년 생활을 청산하고,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지금의 통신사와 계약했습니다. 뭐, 그렇다고요. ㅎㅎ

아내가 옳았습니다. 분명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군요. 어색하기도 했습니다만, 분명 많이 편리한 것도 사실이었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애플 팬이 되어 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까요? 쩝... ㅎㅎ

iOS 7.0 업그레이드 이후, 전화기는 느려터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좀 화가 날 지경이더군요.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3만원 대의 통화요금을 내고 있었기에, 그냥 버티고 있다가 올해 바꾸려고 기다려보았습니다.

얼마 전 아이폰 5s가 조건부 공짜로 풀렸다더군요.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그건 지난 주 목요일 몇 시간만 있었던 행사고요... 블라블라..."

"그럼 아이폰5s 64GB는 얼마나 해요?"

이래저래... 자신들이 이거 저거 요금제 조립해서 공짜로 줄 수 있다고 광고하던 가게에서는(사실 공짜도 아니었죠. 기계값이 36개월에 2만원이었으니...), 한 달에 요금을 8만원 정도 내라고...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발품 한 번 팔아봤습니다. 온라인에서 돌려도 별로 뾰족한 수도 안 나올 것 같고...

그러다가 어떤 가게를 들어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말이죠.

"전화기가 많이 안 불편하시다면 지금 요금제로 그냥 쓰세요. 이젠 그런 요금제 안 나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2만원 정도의 할인을 받아서 3만5천원 정도의 통화요금을 냈고, 이번 달부터는 4만 5천원 정도의 통화요금이 이제 제 주머니에서 나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통신사 사람 말로는 그 이후로 그런 요금제는 거의 없고, 현재도 그런 요금제가 없을 테니 전화기에 큰 불편 없으면 갈아타지 않는 게 좋을 거라는 것이죠.

생각해보면, 우리는 참 많은 비용을 쉽게 내보낸다는 느낌입니다. 만일 제가 작년에 아이폰 5나 5s로 갈아탔더라면 저는 아마도 8만원 정도의 요금을 더 냈을 겁니다. 24개월이니 36개월이니 합니다만, 그건 마술이죠. 24개월이나 36개월 동안 4~5만원 정도의 적금을 들게 된다면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더 많은 목돈을 만질 수 있게 될 겁니다. 하지만 한 달에 과연 제가 얻을 수 있는 효용은 5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더 빠른 인터넷 속도, 더 빠른 반응시간, 더 많은 어플리케이션. 그 중 제가 진정으로 얻는 것은 얼마나 될까요?

20년 전, 전 모노크롬 화면에서 구형 컴퓨터로 작업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4MB(오자가 아닙니다.)의 램이 8MB의 램이 되어 14인치 수퍼 VGA 그래픽을 단, 당시 매우 높은 사양의 보급형이었던 486 DX CPU의 제 PC는,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펜티엄 CPU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전 8대의 컴퓨터를 사고 조립하고 팔았습니다. 당시, 전 그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피쳐폰 한 대를 2~3년 동안 써 대고, 스마트폰 한 대도 3년 이상 써 대는 자신을 보면서, 저도 이제 확실히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이젠 기술이 매우 발달하여,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된 것일까요? 아니면, 제 생각이 바뀐 것일까요? 답은 둘 다겠지만, 그래도 굳이 무엇의 비중이 더 크냐고 물어본다면, 전 선뜻 답변을 하지 못 하겠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내며 더 좋은 스마트폰을 사려는 아이와 그의 손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는 부모님의 곁에서, 전 제 호사스런 취미를 모두 이해해 주셨던 부모님께서 얼마나 저를 사랑해주셨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아봅니다. 저는 "컴퓨터 수명은 기술의 발달로 매우 짧아서... 블라블라..."하며 잘난 척을 해 대었지만, 그 분들은 사실 다 알고 계셨을 겁니다. 제겐 그저 장난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장난감으로 인해 아들이 행복해 했다는 사실을...

이제 좀 있으면 세 돌을 맞이하게 될 제 딸은 어떤 것을 갖고 싶어하며 저를 졸랠까요? 1995년 2월, 286 호환 PC가 고장났다고 방학 중에 저를 호출하셔서 "제발 좀 이것 좀 살려주라"고 말씀하시던 교수님께, "지금은 최선을 다 해서 고쳐드리겠지만, 그냥 새 것 사시는 수 밖에는 없다."고 말하던 제 자신처럼, 제 딸도 제게 그런 식으로 '최신'을 강요할까요? 그러면서 종이를 넘기며 책을 읽는 저를 보며 "우리 아빠는 구식이야."라고 속으로 단정지어 버리게 될까요?

아, 휴대폰 얘기를 빼 놓았군요. 결국 에그 하나 들고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iOS 7.0 이후의 버전은 최적화가 훨씬 더 잘 될 것이라고 하네요. 한 번 믿어봐야죠. 3월에 업그레이드 한 번 해 보고, 안 그러면 탈옥해서 6.1.4 쓰면 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게임 등은 하지도 않으니, 하이퍼포먼스가 필요할 일도 없고 말이죠. 소유의 느낌에 삼 년 동안 8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는 않군요. (또, 제 아이폰 4의 하드웨어 기대수명이 얼마나 버텨줄 지를 한 번 시험해보고 싶기도 하군요.^^)

그래서 그 가게에서는 그저 에그 하나 계약하고 왔습니다. 새로운 휴대폰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더 싼 가격에, 저와 제 아내의 아이패드, 제 맥북은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한 물건이 되겠지요. 테더링을 기다리는 시간에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는 편리함은 한 달에 5천원을 충분히 상회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저와 제 아내의 아이패드는 유사시에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1990년 12월 27일, 저희 집에 들어왔던 커다란 286 PC의 모노크롬 모니터에 흐르는 깜빡이는 커서 빛이 불현듯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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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30 16: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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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Caryle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

피아노맨2님의 댓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공감이 많이 되네요~ 저도 최근에 아이폰4s를 구입해 잘 쓰다가 계약기간이 만료되며, 3만원대에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 아이폰5를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계약을 맺었습니다. 대신 통화,문자 무제한으로 사용하면서 데이터4기가인가 5기가인가를 쓰고, 남으면 이월도 된다기에... 괜찮다 싶어서 계약을 했습니다. 4S가 iOS7에 쓰기엔 괜찮았지만, 갑자기 느려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구요~ 가장 큰 문제는 메모리 문제인지 국민은행앱이 중간에 계속 튕겨서 어쩔수 없이 바꾸긴 했지만, 국민은행앱이 업데이트되면서 해결되어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저는 아이폰5를 구입했습니다. 남들은 왜 아이폰5S를 구입했냐~ 고 말하지만, 저는 굳이 아이폰5S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폰5만 되어도~ 쓰는데 지장없고, 화면도 크고... 좋은데... 굳이 지문인식기술과 슬로우모션 동영상을 찍으려고 5S를 비싼 돈주고 구입해야할 필요가 없더라구요~~~
솔직히 4S로도 차고 넘치지만, 화면이 긴것과 에어드롭은 정말 좋더라구요~ 데이터를 자주 주고받는데, 쉽게 주고 받을 수도 있고, 화면이 커서 (많이 큰건 아니지만,) 저에게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문인식과 슬로우모션 기술이 정말 좋고 매력적인 기술임에는 저도 인정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5도 무료로 주니까 계약했지... 돈내야했으면, 계약 안했을거에요~~~ㅋㅋㅋ

밥은먹고다녀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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