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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집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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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집이 최고

http://www.newsis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2894

말을 마방에서 데리고 나올 때, 말은 주인이 왜 데리고 나오는지 금방 눈치 챈다. 회원 분을 맞으러 재갈굴레를 하고 수장대(말의 안장을 올리고 내리거나 치료, 세마를 용이하게 하도록 만든 장소)로 나갈 때엔 느릿느릿! 말이 소걸음을 한다. 아주 나가기 싫어하는 것이다.

반대로 아플 때 치료를 하러 데리고 나가거나, 목욕을 시키려고 하면 아주 종종 걸음으로 나간다. 자신에게 뭔가 좋은 일을 해주려는 것을 분위기로 파악한다.

말은 마방으로 돌아갈 때, 가장 즐겁게 걷는다. 먹이와 편안한 휴식이 있는 3.5X3.5m의 비좁은 공간. 그 마방이 말에게는 최고의 장소인 것이다. 말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이 잦았다. 다들 반갑고 좋은 벗들이다. 그들이 고마운 자리를 만들고 정중한 초대를 해주어, 따스한 만남을 가진 뒤 늦은 저녁 귀가한다.

평소 듣지 못하던 훈훈한 덕담들과,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한 귀한 음식들을 즐기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행복한 자리다.

삶에 있어 이런 시간은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완전하게 행복한 순간들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멋진 시간을 보내고도, 늘 집에 오면 하는 소리가 있다.

"아아, 역시 집이 최고야"

어떻게 된 일일까. 방금 격조했던 벗들과 한 해 동안 가장 즐거운 자리를 갖고, 좋은 음식 배불리 먹고도 돌아 와서는 집이 최고라니. 집에는 조촐한 집 밥, 텅 빈 공간, 그리고 익숙한 아내가 있다.

아마 여기서는 모든 격식과, 의복과, 긴장되는 관계들을 다 내려놓고, 따스한 물에 샤워를 하거나, 소파에 앉아 TV리모컨을 누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침대에 누워 뼈마디에 으드득! 소리가 나게 기지개를 켜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 수 있어서 일 것이다.

물론 이런 건 별 것 아닌 일상이다. 그냥 일상적으로 집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게 알게 모르게 얼마나 좋은 곳인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우리는 무의식중에 내 뱉는 것이다. "역시 집이 최고야."

토끼 같은 자녀들과 여우같은 마누라가 기다리는 그곳, 매일 먹는 반찬과 별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 묻어나는 그 남루하거나 안락한 곳. 귀가 길에 군밤 한 봉지, 또는 간단한 과자 몇 가지만 사서 들어도 왕으로 대접 받는 곳, 그저 조금 덜 취한 채 일찍 집으로 돌아 왔다는 것만으로 대환영을 받는 곳, 그곳이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 내 집이다.

마방에서 말의 털을 빗어준다. 옆 마방에선 말이 깨끗한 대팻밥위에 누워 끙끙거리며 목욕하는 행복한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부터 여러 번 들어 왔던 낡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즐거운 곳에 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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