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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독한 남녀 차별주의자
김명기
112.♡.7.237
2014.02.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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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는 지독한 남녀 차별주의자
아래를 내려 보는 깔끔한 턱 선. 이마에서 볼 위로, 양 갈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정밀 기계처럼 일정하게 움직이는 가늘고 긴 손가락. 마른 빨래를 개는 아내의 옆모습. 나는 서서히 시간을 거슬러 1968년의 겨울로 돌아간다.
사립문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어머님은 아버님을 기다리시며 빨래를 개셨다. 어쩐지 엄마 같지 않은, 가까이하기 어려운 여인의 기품. 6살배기 어린 나는, 멀찍이 앉아 배가 아프다고 칭얼거린다.
‘이리 온, 내 강아지’
할머님은 웃으시며 나를 끌어안고 배를 문질러 주셨다.
‘할미 손은 약손~’
옥수숫대처럼 까칠한 할머님의 손길이, 까칠하게 잘 마른 수건에서 생생하게 느껴진다. 기억들이 방금 낚아 올린 정어리처럼 팔딱 거린다. 어째서일까? 어머님과 아내, 그녀들은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여전히 다소곳이 무릎을 접고 마루에 앉아 마른 빨래를 갠다.
뭐랄까? 어쩌면 나는 여자에게 성 역할을 부여하는, 지독한 남녀 차별주의자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어느 순간보다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무심히 빨래를 개는 아내의 옆모습에서 본다. 나는 아주 어린 꼬맹이로 돌아가서, 말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
여인이 고개를 돌린다. 나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짓는다. 아마 나는 소녀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눈알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년이겠지.
“여보 커피 한 잔 주시겠어요?”
“넹~”
나는 아주 착한 아이가 되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커피 끓이러 간다.
아래를 내려 보는 깔끔한 턱 선. 이마에서 볼 위로, 양 갈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정밀 기계처럼 일정하게 움직이는 가늘고 긴 손가락. 마른 빨래를 개는 아내의 옆모습. 나는 서서히 시간을 거슬러 1968년의 겨울로 돌아간다.
사립문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어머님은 아버님을 기다리시며 빨래를 개셨다. 어쩐지 엄마 같지 않은, 가까이하기 어려운 여인의 기품. 6살배기 어린 나는, 멀찍이 앉아 배가 아프다고 칭얼거린다.
‘이리 온, 내 강아지’
할머님은 웃으시며 나를 끌어안고 배를 문질러 주셨다.
‘할미 손은 약손~’
옥수숫대처럼 까칠한 할머님의 손길이, 까칠하게 잘 마른 수건에서 생생하게 느껴진다. 기억들이 방금 낚아 올린 정어리처럼 팔딱 거린다. 어째서일까? 어머님과 아내, 그녀들은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여전히 다소곳이 무릎을 접고 마루에 앉아 마른 빨래를 갠다.
뭐랄까? 어쩌면 나는 여자에게 성 역할을 부여하는, 지독한 남녀 차별주의자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어느 순간보다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무심히 빨래를 개는 아내의 옆모습에서 본다. 나는 아주 어린 꼬맹이로 돌아가서, 말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
여인이 고개를 돌린다. 나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짓는다. 아마 나는 소녀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눈알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년이겠지.
“여보 커피 한 잔 주시겠어요?”
“넹~”
나는 아주 착한 아이가 되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커피 끓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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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김영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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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27.170 2014.02.11 11:13마른 빨래 개기 저도 정말 좋아하는데, 그 까칠하게 마른 수건 갤때가 제일 좋습니다.
커피 끌이러 넹~하고 가시는 형님의 모습이 상상이 않되내요 ^^
김명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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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237 2014.02.13 12:55하하하... 뺄래개기 좋아 하신다니... 저는 보는 걸 좋아하지요... ^~^
Lgic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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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66.216 2014.02.17 20:36크~~~~~~~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고 싶네요~
김명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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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237 2014.02.21 05:52조만간 결혼 하시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