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er Street

Gerry Rafferty의 호소력 짙은 부드러운 음색. 이 곡은 내가 고등학교 때 애청하던 노래다. 지방 소도시의 학생이었던 나는 애초부터 이 노래를 ‘빵집거리’라고 誤譯(오역)했다. 꽤 오랫동안 나는 내 고교시절을 회고하며, “내가 즐겨듣던 노래가 있는데 제목이 빵집 거리였지.” 라고 엉뚱한 소리를 했었다.

셜록 홈즈의 작가 코넌 도일이 소설의 배경으로 삼은 Baker street를 분명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어린 뇌에 각인된 기억은 베이커 스트리트를 베이커리 스트리트로 전혀 엉뚱하게 생각하고 믿게 만든 것이다. 단순한 내 성격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다. 부끄럽다.

오늘 저녁 봄바람이 너무 친절하게 따듯하다. 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아파트 뒷길을 걸었다. 조그만 가로등이 어둠 속에 떠 있다. 마치 작은 UFO편대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다. 어디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팅커벨 같은 아내가 곁에 없다면 내 모습은 혹시 제국의 비행편대를 사열하는 다스 베이더 (Darth Vader)?

며칠 전 Lovely Laura가 멋들어지게 열창한 Baker Street를 들었다. 돌로 포장된 산책길을 걸으면서 혼자 이 곡을 흥얼거린다. 현대적인 감각이 넘치는 멋진 음색이다. 신세대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정말 감탄스럽다. 몇 세대에 걸쳐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동안 진화하는 것이다.

만약 나이 들어서 억울한 것이 하나 있다면 이 젊은이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감각을 더 이상 수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점이다. 따라하면 주책이겠지. Baker Street도 계속 달라지고 있을까? 나는 흰머리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