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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매킨토시 SE/30의 첫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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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 SE/30의 첫 편지!

1982년에 Apple2 조립해서 사용한 이래, 지금까지 32년간 애플 컴퓨터를 사용 중이다. 업무 때문에 1989년부터 1997년까지 IBM-PC만을 사용했다. 1997년에 LC475를 다시 들였는데, 딱 그 사이 기간 동안 올드맥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것이다. 그 이후로는 늘 맥과 PC를 ‘동시상영’중.

당시 몇 번 올드맥을 보았던 기억이다. 하지만 웬만한 프로그램은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때라, G.U.I. 로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는 선전은 오히려 생소했다. "그럼 컴퓨터로 타자만 치라는 이야기야?" 당시 프로그램 깨나 한다는 사람들은 매킨토시를 어른 장난감 정도로 여겼고, 타자기나 출판, 인쇄 쪽에서나 필요한 기계라는 오해가 일반적이었다. LC475를 들여놓고도 클라리스웍스로 그림 들어간 예쁘장한 문서를 만드는 데만 사용했다.

추석명절이었던가? 한번은 강릉 고향집에 모인 온 가족이, 주문진 항으로 놀러갔다. 거기서 4미터 쯤 되는 상어가 오징어를 입에 문 채 그물에 걸려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5만원. 대졸 사원 월급이 50만 원 쯤 될 때였다. 상어와 함께 포즈를 잡은 아들의 사진을 찍어 스캔한 뒤, 클라리스웍스로 가족 신문을 만들었다. 먼 곳의 친척들에게 보내고, 당시 경희국민학교에 다니던 아들에게 들려서 학교로 보냈다. 며칠 뒤 아들의 담임선생님께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위화감을 들게 하는 이런 인쇄물을 보내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건 1997년 가을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제법 괜찮은 사립국민학교에서 컬러 프린트한 가족신문을 보고, 내게 ‘학급 위화감 조성’을 염려하는 경고성 편지를 보낸 것이다. 현실은 늘 상상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맥 512에서부터 컬러클래식까지의 올드매킨토시를 사용해보지 못한 때문인가? 그 상자 같은 모습을 어쩌다 인터넷에서 보게 되면 가슴이 설레었다. 하지만 매킨토시는 세월과 함께 무대 뒤로 퇴장했다. 나는 아이맥을 거쳐 맥북프로, 마침내 맥북에어에 정착했다. 벌써 3대째의 맥북에어다. 그 편리함과 가벼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014년 7월 오랜만에 KMUG의 김영권 씨를 만났다. 그리고 예전 Apple2 를 조립하여 사용하던 1982년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 맥빠들은 이런 이야기에 환장한다. 1992년인가? 한 시멘트 공장의 자동화 개보수 작업을 맡게 되었는데, 건물 한 층이 전부 컴퓨터 한대야. 드넓은 전산실엔 9인치 흑백 모니터 한 대와 카드 입력기, 키펀치 기계가 놓여 있었어. IBM의 푸른 캐비닛들에 메모리가 가득 차 있었지. 25*12센치미터 사이즈의 보드 위에 검은 원형자석에 구리 코일이 감겨져 있었지. 이게 1Bit야. 진짜 그 구조가 눈에 보이는 메모리였지. 시그널까지 9개의 자석코일이 모여서, 그 카드는 1Byte짜리 보드였지. 거대한 시멘트 공장을 자동화해서 돌리고 있는 메인 컴퓨터의 용량이 얼마인줄 알아? 32KByte 였다고! 조그만 Apple2가 64Kbyte까지 머리통을 키워갈 적에 말이지!

이런 이야기가 사건의 시작이었다. KMUG잡지의 애플 이야기를 연재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료를 찾고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딱! 매킨토시 SE를 만나게 됐다. 이상하게도 올드맥은 Apple2에 비해서는 청년 대접이었고 어중간한 상태였다. 나는 컬러클래식보다는 512나 플러스의 모양이 더 마음에 든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SE는 폭탄! (맥빠가 아닌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이야긴가 할 것이다.)이 뜨고 인터넷은 불가능한 정도였다. 68000CPU로는 LAN과 인터넷 통신이 감당불가였다. 어쩔 수 없이 다시 SE/30을 들였다.

올드맥을 사용하려는 초보(?) 들은, 올드맥들이 이미 오래 된 기계들이니 정상작동 여부가 하늘의 뜻이며, 이베이에서 산 올드맥이 부서지지 않고 제대로 도착여부는 배달원들의 뜻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사서 탁! 하고 전기를 넣으면 작동하는 확률 2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올드맥 매니아인 박현수님의 도움을 받아 오늘 SE/30으로 인터넷을 하게 되었지. 그런데 검색을 위한 웹서핑은 꿈도 못 꾸고, 심플텍스트로 작성한 글을 메일로 보내는 정도야. SE/30으로 초고를 써서 인터넷 메일로 보낸 뒤, 맥북에어로 마무리! 그래도 난 지금 너무 행복해. 난 매킨토시 SE/30으로 칼럼을 쓰는 유일한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 되었지. 이게 첫 번째 글이야. 나는 컴퓨터와 손가락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야, 난 추억과 감성, 그리고 시간의 여행자가 되어 삶을 기록 중이지. 30여년의 시공을 넘나들면서...


올드맥 매니아 박현수 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flashin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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