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30을 켤 때마다 날짜와 시간이 리셋되고, 마우스 속도 등을 조절해 놓아도 다시 초기화 되었다. 완전 굼벵이 매우스다. 판매자 분에게 물어보니, 배터리가 몇 년 되면 누액이 생겨서 메인기판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빼 놓았다고 한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배터리 장착부위에 배터리를 넣지 않고 선을 따로 연결해서, 메인기판에 누액이 떨어지지 않을 곳에 정착하면 될 일 아닌가? 이젠 나이가 들어, 눈도 잘 안보이고 손도 정밀하지 않다. 그러나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할 수 있고 아니고는 반반이다. 두려움이 없다면 용기가 아니다. 오랜만에 납땜인두를 들고 배터리에 전기선을 연결했다.

우여곡절 끝에 배터리를 장착했다. 거칠지만 생각보다는 잘 됐다.

나중에라도 배터리 누액으로 메인기판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선을 연장하여 배터리를 한쪽 구석에 장착! 이대로라면 누액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케이스를 열고 시동을 켜면 제대로 시동되고, 케이스만 닫으면 화면이 켜지지 않는다. 시동음도 들리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메인기판이 아래 케이스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 메인기판 바닥이 컴퓨터 케이스에 닿으면 통전이 되나보다. 다시 잘 맞추니 호오, 케이스를 씌워도 시동음이 경쾌하다.

배터리를 달고 나니 시간과 날짜도 제대로고, 마우스 이동 속도 등 조정해 놓은 내용들이 초기화 되지 않고 잘 작동한다. 게다가 누액 염려도 없으니 마음이 흡족하다. 케이스를 열고 보니, 안쪽 하드 디스크 등의 고정 나사들이 많이 빠져있다. 다음엔 나사를 하나씩 구해 잘 장착해 주어야겠다. 오늘 맥 SE/30 수리 일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