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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시간은 어디로 간 것일까?

본문

[올드맥 칼럼]시간은 어디로 간 것일까?

어째서일까? 시간이 너무 없다. 주 7일을 일한다. 이것 또한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오후에 승마 수업을 하니, 먼데로 움직일 수 없다. 늘 포천 주변을 맴돈다. 물론 불만은 없다. 하지만 불만 유무를 떠나 이건 뭔가 잘 못 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스스로를 혹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가지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것뿐이다. 나는 아내와 느긋한 저녁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집에서 진공관 음악을 켜고 간신히 맥주 몇 캔이 전부다. 실제로 외부로 초대 받아도 나갈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나 좋은 자리에 초대 받아도 좌불안석이다. 당장 내일이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고, 멀쩡한 정신으로 승마교육을 해야 한다. 안전이 제일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잘 벼린 칼날 같이 만들어야 한다. 내가 무디면 교육은 사고가 될 수 있다. 술이 덜 깨인 날 아침, 나는 자신을 저주한다.

어쩌면 이런 일상에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문제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 그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닐까? 주 7일 이라니, 그러고도 제대로 돈을 벌지도 못한다니. 나는 내게서 제거 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한다. 지나치게 긍정적이라,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늘 뭔가를 걱정하고, 염려하고, 두려워하기에, 내 몸 안의 항체들이 ‘문제 감지 기관’을, 혁명군처럼 점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항체들이 시카고의 악명 높은 갱들처럼, 톰슨 M1A1기관총을 들고 쭉 둘러서서 문제감지기관을 협박하면, ‘그래그래 알았어. 아무 문제없다구!’ 별 수 있겠는가?

‘어쨌건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면 이 상태를 즐기자.’ 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살면서 단 한시라도 문제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문제는 없는 것이 아니라 잠시 인지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런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문제와 문제 사이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인생이라는 여정에 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가? 주말 밤이고, 간신히 짬이 났다. 며칠 만에 매킨토시 SE/30의 키보드를 또각! 거린다. 나는 좀 더 고요해져야겠다. 혼자인 시간을 늘려야겠다. 근데 시간은 정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매킨토시 se/30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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