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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밤 깊으면... 너무 조용해

본문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정형화 된 것이 아니라
정작 언어로 표현하기엔 불가한 것이 많다.
하여, 누구에게 말이라도 꺼내보고 싶은 감정이
가슴 저 깊이, 혹은 기억 저 편에 있으면서도
정작 사람들 앞에 꺼내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걸
아마도 살아온 세월이 더 많아져 가는 사람들이라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다.

말로 적어내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감정, 혹은 정서는
말이나 글로 적어낼 길이 없기에
결국 가슴 깊은 곳에서 주저앉아 결국은 사무침이 되고 마는 감정들.
그것은 때로는 그리움이기도 하고 서러움이기도 하고 외로움이기도 할 거다.
그리움, 서러움, 혹은 외로움.
글로 적어 놓고 봐도 막연하기 짝이 없는 감정이나
사람을 마구 휘둘러버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감정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누구에게 꺼내놓기 힘든,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들은 결국 가만히 내쉬는 한숨으로,
물끄러니 바라보는 깊은 응시로,
혹은 술이나 이런저런 것들로 덜어내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사무치도록 내 안에 들끓고 있으나 나 자신도
딱히 무엇이라 규정 짓지 못하는 그 난해한 그 무엇......

그럴 때는 난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말로 풀어낼 수 없는 그 무엇이
노래를 듣다보면 같이 울어버리거나 같은 공감을 느낄 수가 있기에.
언어 너머의 것을 공감하고 같이 공명해 버리는 데에는
확실히 음악보다 더 좋은 것이 뭐가 있는지.

내 마음 날 같이 아실 이는 어차피 없다.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날 나처럼 공감하고 공명해 줄 수 있단 말인가?
나 역시 너에게 그럴 수 없다는 걸 나도 안다.
그게 우리다. 우린 그런 존재고.
그래서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쓸쓸함을 느낄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럴 때 마음을 적셔오는 노래는 얼마나 고마운지.

가끔 노래를 듣다가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나 스스로도 말로 적어내지 못하는 추상적인 내 속의 감정을
누군가의 노래에서 고스란히 공감할 때...
내 안의 서러움, 혹은 그리움이 소리굽쇠처럼 징징 울어대는 그런 노래.


사랑 없인 난 못 살아요.
내가 조영남의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다.
어느 날, 무심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아득한 기분이 들었었다.
마치 찬송가처럼 쉬운 화성의 진행이지만
내 가슴 속의 소리굽쇠가 첫 대면에서 마구 징징거렸다.
그리곤 생각햇다.
나 말고도 쓸쓸한 사람이 살고 있었구나, 하는 그런.
또 그런 생각을 했다.
이 가사는 조영남이 썼어도 내가 쓴 것이나 다름 없다고.
내 마음을 다만 그가 썼을 뿐이라고.

밤 깊으면 너무 조용해
책 덮으면 너무 쓸쓸해
불을 끄면 너무 외로워
누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네

한낮에도 너무 허전해
사람 틈에 너무 막막해
오가는 말 너무 덧없어
누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네

__________________

그냥 솟구치는 대로 두드리느라 평서문으로 적었습니다.
기웃거린 지 얼마되지 않은데 장황하니...
사적인 넋두리를 적어서 결례가 될 것 같아 마음쓰이지만...
그냥... 가끔 이런 기분일 때 그냥 적고 싶었던 것이라
마구 적었네요.
청승과 신파, 혹은 상태가 좀...? 하는 의아심이 들더라도
그냥... 무심히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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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알럽핑크님의 댓글

_mk_깊은밤 어울리는 글인데요.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요즘 사람을 만나도 외롭다는 생각이들때가 많은데 정말 제 생각을 적어논것 같이 고개가 끄덕여 지네여.

允齊님의 댓글

  유부방에서 이런 장문의 필력을 가지신분은 누구누구이신데.....

갑자기 궁금해집니다....비오는 아침에도 어울리는 글입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1.04.27 11:56

  저는 오브라디오브라다 님의 풍부한 감성이 부럽습니다.
비록 노래는 많이 모아서 올려놓는 처지입니다만,
제 가슴 속 깊이 잠겨 있는 감정이란 것이 사실... 별로 윤택하지 못합니다.

오브라디오브라다님의 댓글

  커엌? 감성이라뇨?
과찬도 아닌 오찬이십니다. ㅡㅡ;;
가끔 불규칙적이긴 게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상태가 매우 불량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종의 그 부작용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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