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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거래처에 다녀오다 9년만에 그녀를 만났습니다

본문

거래처에 다녀오다 9년만에 그녀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지내?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었어."
"응... 반년 지났지..."
"결혼하면서 연락도 안하고 그럴 수 있는거야?"
"그러는 너는 결혼하고 애 둘 낳을동안 연락 한 번 해 봤어?"

그녀도 나이를 먹었더군요. 눈가에 주름이 잡히고 피부도
많이 상했습니다. 호리호리하던 몸매도 제법 나이살이 박혀
있었습니다.

철이 들고 난 후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던 여자...
세상 사람들이 다 나이를 먹어도
그녀는 예전모습 그대로 살고 있을거라 생각했었나 봅니다.

고3때 만나 4년 넘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던 우리는
그녀의 유학과 저의 입대로 인연이 아님을 확인했었습니다.

인연이 아닌 것을... 그 시절에는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유학... 군대...
2년 남짓한 시간이 흐르면 그녀와 나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거라 믿었었죠.

금새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밤하늘에 별들이 가득할때면
보초를 서며 그녀를 추억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군생활이 힘들고 고되어 몸과 마음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도
그녀를 떠 올릴 수 있어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제대 후 그녀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수소문을 하다...
용기를 내어 그녀의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 자주 거처가 바뀌어서 연락처를
모른다는 말만 되뇌이셨습니다.

먼 발치에서 마지막으로 그녀를 본 게 벌써 9년 전의 일입니다.
미술학원 동기모임이 있어서 약속장소인 호프집에 들어서던 저는
약혼자를 데리고 참석한 그녀의 모습을 카운터 옆에서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용히 호프집을 나와 친구녀석과 밤새도록 소주를 마시고
삼일 내내 앓아 누웠습니다.

그리고 9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는 예전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제 마음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길을 가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너무 놀라 한마디도 못할 줄 알았는데... 이쪽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술술 일상에 대한 지리한 얘기를 털어놓게 되더군요.
명함을 주고 받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연락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렇게 9년이든 10년이든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옛 생각에 잠깐 잠겨보는 것으로 그녀와 나는 충분히
서로의 인연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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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2 0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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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홍시님의 댓글

  지나간 사랑을 다시 마주하는 건 아주 묘한 감정을 주더군요. 반가움과 아쉬움. 보고싶었었기에 반가우면서도 아~ 차라리 안봤다면 더 애잔한 감정으로만 남았을 것을... 뭐 그런^^  생각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술술 주고 받아서 더 싱거운....

랑이님의 댓글

  한편 영화를 본듯하는군요...
마음이 아리네요.
서로에게 미련없이 충실하셨던걸까요? 담담할 수 있다는 말이...
옛 추억은 그래도 아립디다...

학서니님의 댓글

  흠... 저는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랑 아직도 역락하고 살고 있습니다. 초딩 동창인지라... 초딩때 여자 친구들중 3,4명 정도? 아직도 잘 열락 하고 살고 있으면 심지여 미국까지 같은 친구네는 바로 1분 거리 옆집에 살 고 있습니다... 그집 남편이랑도 잘 지내고 그집 아들이랑 우리집 딸도 아주 잘 지내죠... ㅋㅋㅋ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며 지내는것도 좋던데요...?

나중에 한국에 가서 그 친구를 보면 참 재니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프게 헤어진 사람이 있느지라... 그 사람을 우연히 본다면 어떨지... 제가 워낙 잔인하게 끝내서리... 그사람 생일날 생일 선물로 이별을 통보한지라... 그사람이 보고 싶어 하지 않을수도... ^^; 아직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의 객기인지라...

소주에감자탕님의 댓글

  ㅠ.ㅠ 가끔은 휴지통 비우기처럼...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되내이며...아름다웠지... 생각할때도 있지만... 가끔은... 눈물 날만큼 그립고 서러운 날엔... 차라리 shift+commend+delete...

잿빛하늘님의 댓글

  "나도 담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답은 "담담해야만 한다"였습니다.

여백님의 댓글

  -,.-"

첫사랑...

지금 내 옆에 있는 마누라가 첫사랑입니다.
몸서리치게 보고팠던 첫사랑이 제 마누라입니다.

이게 지금 정답입니다.

안그럼 맞습니다.
@,.*"

그래 예전 사궜던 여자들 만나도
모르는 여자입니다.
그래 담담해야만 합니다.
-,.-"

요즘들어 부쩍
유부남임을 깨닫습니다.

재미솔솔*promotion*님의 댓글

  시청앞 지하철역이란 노래랑 같다..ㅋㅋㅋㅋ 여하튼.. 시간이 약인가 봅니다..

아지님의 댓글

  아~ 갑자기 마음이 쏴하는 군요 이 한밤에 겨우 작업을 마치고 들어왔는데 글이 눈에 띄어서 읽어봐는디디디디디~~ 가슴이 와그리도 턱 막히면서 답답해오는지... 글쎄요 첫사랑을 우연히 길에서 만난다면... 만약 서로가 결혼이라는 것을 안했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수 있을까요???!!! 아님 그냥 지나쳐야 할까나!!!

Bluenote님의 댓글

  1990년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헉... 정말 오래전 일이군요... -_-;;)
고등학생이 '연애질'을 하려면 모진 '시련'을 감내해야 했던 때였죠.
미술학원 원장이 학교며 집에 꼬바르는 바람에 교무실에 불려다니고
부풀려진 소문에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저보다는 그녀가 2배는 힘들었을 겁니다. 저희 집에서는 그나마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녁식사나 함 하자며 들뜬 분위기였죠... -_-;;)

그 바닥이 워낙 좁은 바닥이라 삽시간에 소문이 퍼지고
그녀는 집에서 쫓겨나네 마네...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_-;
돌이켜보면 서로 싸우고 헤어짐을 반복했던 일의 태반이
외적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교복을 입은 채 자연스레
팔짱을 끼고 어깨에 기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세상 참 많이 바뀌었네.'
대부분 이런 말들을 하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 정말 부럽습니다.

10여년 전과는 달리 아이들의 생각이 열리고
이성교제에 대한 시각이 많이 관대해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하기 전 안 사람이 앨범을 들고 와서
왠 시커먼 녀석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무슨 생각에서였을까요... 첫사랑이라고 하더군요. 0_0ㅋ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이제와서 그걸 보여주는 이유가 뭘까...

역시... 답글 다신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거나 애써 외면하는게
답일 듯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면.. .'담담함'을 유지하는게
답일테고요.

장마철인데 건강조심하시고 좋은 한 주 되세요~ ;-)

박미순님의 댓글

  첫사랑은....가슴 한켠에서 싸~한...(삼순이가 햇던말"사이다마셔봣어?)...그런 느낌......아닌가요~???

박성준님의 댓글

달바라기님의 댓글

  겨울비가 내린다.
나도 OOO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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