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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남들 놀 때 돈 벌자!

2012.08.02 00:22 1,124 49 1 0

본문

 

 
오 년 전 어느 봄날,
칠순 고개를 힘겹게 넘어가던 모친께서 마침내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양쪽 폐의 여러 곳에도 전이가 진행되어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그로부터 오 년이 흘렀습니다.
지난달 25일, 이 년만에 목과 가슴을 촬영했습니다.
오늘 새벽 첫차를 타고 상경하신 모친을 모시고 결과를 듣기 위해 의사를 만났습니다.

의사는 지난 오 년 간 촬영했던 사진을 전부 열어놓고 차례로 비교해가면서 경과를 설명했습니다.
모친보다 훨씬 희끗한 그가, 앞으로는 투약량을 줄여도 괜찮겠다며 처방전을 써주었습니다.
"할머니! 맛난 거 많이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모친께서 껄껄 웃으시며, "의사선생이나 나나 비슷한데 할머니라니!"
의사가 송구스러워하면서, "머리 꼴은 이렇지만 아직 환갑도 한참 남았습니다.
옆에 계신 아드님과 비슷할 겁니다."

모친을 모시고 병원을 나서면서 제가 물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시내 유명한 곳에 가서 냉면이라도 드실래요?"
그러자 모친께서, "가고는 싶은데 날씨가 너무 덥구나.
새로 이사간 집에 짐 정리도 여태 마치지 못했으니 마음이 급하단다.
오늘은 그냥 내려가고 가을에 한 번 가자."
"..."

오늘따라 병원 앞 대학로의 보도가 열탕처럼 끓어올랐습니다.
모친께선 대번에 힘겨워하는 기색을 보이시며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수도 없이 스쳐가는 빈 택시를 두리번거던 나를 재촉해서
서둘러 지하철 계단으로 내려가셨습니다.

만 천 원짜리 그 냉면을 꼭 사드렸어야 했는데…

모친을 배웅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판사 팀장놈이 연락했습니다.
자기 회사 휴가 일정 때문에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일좀 해달라는 전화였습니다.
허락할 줄 알고 벌써 작업 샘플과 원고를 웹하드에 올려놓았다고 했습니다.
"웹하드에 있는 폴더의 비밀번호가 어쩌구 …"하던 놈의 말을 끊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올해부턴 여름 혹서기에 일 안 하고 그냥 쉴 건데?"
그놈이 화들짝 놀라면서 "그럼 안됩니다! 이제와서 딴 데 알아보기도 힘들고."
"올해까지만이라도 해 주셔야겠습니다. 대신 단가를…" 크흐흐~

통화를 마치고 옷을 벗어 걸어놓으면서 라이터를 꺼내려고 왼쪽 가슴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중에
낯선 카드가 한 장 손에 잡히길래 꺼내봤더니 모친의 주민등록증이었습니다.
지하철 우대승차권을 구입할 때 모친께 받아 보관하다가 미처 돌려드리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상경하실 때마다 매번 건네받아 사용하던 물건이긴 했지만
그동안 거기 박혀있는 사진을 한 번도 자세하게 들여다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옷을 벗다 말고 실성한 놈처럼 13년 전의 내 어머니 모습을 하염없이 들여다보았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저때도 벌써 낙엽처럼 해지고 계셨다는 걸 그땐 왜 몰랐을까.
그렇다면 지금은 대체 얼마나 더 늙으셨단 말인가.
앞으로 몇 번을 더 만나면 종국의 이별을 맞게 될 것인가.
혹시 열 번도 채 남지 않은 것은 아닐까!


여름에 돈 많이 벌어서 가을에 맛난 거 많이 사드릴 겁니다.

엄마!
밥 먹지 말고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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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9

아범님의 댓글

맛난거 + 건강보조제도 사드립시요. 흐

저같은 경우는 처남이 의약품쪽에 종사하고 있는지라
후자의 것은 많이 챙겨드리는데 전자는 항상 부족합니다. ;

뭐 사실 현찰로 받으실때가 제일 기쁘신듯 합니다만.
드려도 용돈 수준밖에는 안되니…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라… ;;


그런데 철면객님 모친께서 냉면을 좋아하시는가 보군요.
나이 드신 분 치고 면종류를 싫어하시는 분을 못봤습니다.
물론 저희 어머니도 무지 좋아하십니다.
특히 막국수!
얼마전에 맛집을 찾아 지방까지 모셔가서 먹고 왔지요.
메밀전도 상당히 좋아하시고…..
그런데 유독 육고기를 싫어하십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꼭 같은 입맛이라는. 유전으로 보인다는…

친할머니께서는 고기라면 아주 환장을 하셨는데.

ohnglim님의 댓글

만천원짜리 그 냉면 꼭 드시고 가셨으면 좋았을 것을...

갑자기 마지막이 될줄 몰랐던 친정엄마와의 마지막이 생각이 나서 뭉클합니다.
마지막 밥상이 될줄도 모르고 있는 반찬 억지로 떠먹이며 내일은 장봐서 맛난거 해드리겠노라..
깨끗하게 몸도 씻어주겠노라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었는데
바로 다음날 재입원하시고 집밥을 더이상 드실 수 없었지요.
기관삽관하면서 힘들어하시던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가실거 그깟거 하지 말고 말이라도 한마디 해보고 보냈으면...ㅜㅜ

돈 많이 버셔서 가을에 맛난거 꼭 많이 사드리세요..  ^^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10:48

저희 모친도 현찰 좋아하십니다!
특히 액수가 천 만 원을 넘어가면 무지 좋아하십니다!  ㅋ

요며칠 날씨가 굉장한데도 다행히 저희집은 시원한 편입니다.
다음 주말까지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아범님의 댓글

쉬엄쉬엄 하셔도 기한내에 마치실거라는걸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ㅋ


에이~ 울컥한 기분에 생각 안할라고 했는데….
ohnglim님 말씀에 저도 아버지의 마지막이 생각 나는군요.
가시는 길 끄트머리에서도 저에게 미소를 띄우시던 그 모습이...
이제 겨우 4년이 지났을 뿐인데 아주 오래된듯한 느낌도 들고..
검은 얼굴… 점 하나까지 생생하네요.

이젠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홀로 계신 어머니께 잘해드려야겠습니다.
음…  일단은 돈을 좀더 많이 드려야할텐데… ^^;

성진홍님의 댓글

우왕,,

쎈자님 부러워영~

교재랑 열심히 싸우세욧!

긍정의힘님의 댓글

힝 ㅠㅠ 엄마 보고 프당 훌쩍 ㅠㅠ
어느 하늘 아래 훨훨 잘 날고 계시우?
잊지말고 딸좀 찾아 오시구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2

21시 정각, 변함없이 열대야입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2

나이가 쉰을 넘기기도 전에 부모, 특히 모친을 여읜 분들이 꽤 많더군요.
저는 다행히도(ㅋ) 부친께서는 27년 전에 별세하셨지만  모친께선 여전히 살아 계십니다.
일생에서 행복한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4

마누라와 함께 긴밀한 합력과 분업 끝에 벌써 한 권의 입력 작업을 완료!
생각보다 일이 일찍 진행되는 바람에 오늘은 이만 놀기로 했습니다. 으하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5

한데 말이오.
돌아가실 때 부친의 연세가 어찌 되시었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5

회갑을 삼 년 앞두고 가셨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6

오 년 전에 모친께서 일흔을 막 넘기셨다면 27년 전에는 아직 사십대 아니었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6

그렇소.
당시 모친께선 마흔 여덟이셨다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6

부모님 간에 나이 차이가 꽤 컸구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7

그렇소
열 살 차이셨소.
선친이 서른 셋, 모친께선 스물 셋에 결혼하셨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7

부친께선 결혼이 늦었던 거 같은데?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9

그건 그렇지 않소.
요즘엔 서른을 넘겨 결혼하는 남녀가 워낙 많아서 특별한 일도 아니겠지만
7, 80년대만 하더라도 대체로 남성은 서른 안쪽, 여성은 스물 일곱 안쪽에 짝을 찾는 것을 '정상'으로 여겼더랬소.
사실, 그보다 전에는, 그러니까… 6.25 전쟁 직후부터 60년대 초까지는
혼기를 넘겨서 늦게 결혼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오.
아무래도 전쟁 때문에 사회 환경이 워낙 열악해져서 혼기를 놓친 사람들, 특히 남성들이 많았다는 거요.
그래서 우리 부친께서도 다소 늦긴 했지만 이상할 정도는 아니었다오.
차라리 모친께서 다소 빨랐던 거지.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09

모친 쪽에서는 신랑과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혼인을 꺼렸을 거 같은데?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0

크하하~
열 살 차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당연히 혼인하지 않았을 거요.
당시 중신을 섰던 친가쪽 사람이 신랑의 나이를 네 살이나 속였다오. ㅋ
사실은 그것만이 아니었소.
신랑의 직업이라든가, 재산 정도라든가, 가족 환경이라든가, 뭐 여러 가지를 속였다고 하더이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0

뭐시라!
그렇다면 모친께선 속아서 시집을 오신 거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0

그렇소.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더라.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1

당신네 외가 쪽에선 중신을 섰던 사람에게 나중에라도 항의하지 않았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2

그땐 그 양반도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찌할 수가 없었겠지.
외가 쪽에서 우리 친가의 사정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모친께서 시집오신 지 사오 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오.
그땐 이미 아이가 셋이나 생겼는데 뭘 어쩌겠소! ㅎㅎ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2

중신 섰던 사람은 대체 누구요?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5

요즘으로 보자면 일종의 약혼 사진 비슷한 거 아니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19

그렇지!
약혼 사진이나 매 한가지였소.

그래도 양쪽 집안이 다 개명한 편 아니었겠소.
저렇게라도 혼인 당사자에게 서로를 친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것 말이외다.
당시 모친의 친구들 중에는 신랑의 얼굴도 못 보고 시집 간 사람이 부지기수였다고 하더이다.

물론 우리 모친의 경우엔,
오직 신상 관련 서류의 철저한 검증에만 집중하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을 뻔 했다는 거 아니겠소. 크하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26

에… 우리 막내 종조부의 장모였다오.
당시 종조부께서는 영동군 영동읍 부읍장으로 공직에 복무하고 계셨는데
그 근처인 황간면에 있는 어떤 절에 종조부의 장모께서 수양차 잠시 의탁해 계실 때였다오.
거 왜… 절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돌보는 보살 할머니 있잖소. 이를 테면 그런 택이었소.

그때 그 절에 우리 외조모께서 다니셨는데 서로 안면을 익혀 몇 년 간이나 친하게 지내던 중에,
종조부의 장모께서 어느날 문득 이르시기를, \"우리 사위네 조카가 하나 있는데 사람이 무척 좋소.\"
그 말을 듣던 외조모께서 마음이 동해서 \"내게도 과년한 딸이 하나 있는데…\"했더니
그 다음부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양쪽 문중에서 허락을 얻었고
마침내 부친께서 날을 잡아 우리 외가를 방문하시어 외조모 및 다른 문중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자마자
그 멀쑥한 외관에 온 집안 어른들이 헤까닥 넘어가버려서 결국 혼인이 성사되고 말았다오.
물론 당사자인 우리 모친께서도 싫진 않았던 모양이오. 크흐흐~

옛날에 우리집에 희한한 사진이 한 장 있었소.
그러니까 저 무렵에, 즉 결혼 전에 외가에 인사차 방문했던 부친을 맞아
모친께서 마을 장터 사진관에 들러 둘이 함께 찍어놓은 사진이었다오.
그 사진을 보면, 서로 어색해하는 표정이 완연하더라네.

내가 대여섯 살 무렵부터 툭하면 저 사진을 꺼내보면서 부친과 모친을 싸잡아 놀려대곤 했다오.
그러면 모친께선 금새 얼굴이 울긋불긋하게 변하셔선 사진을 빼앗으려고 하셨지만
부친께선 늘 껄껄 웃곤 하셨다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29

그런데 말이오.
당신 부친의 외관이 그리도 훌륭하셨단 말이오?
옛날의 문중 어른들은 물론 상대방 여성에게 그처럼 호감을 살 정도로?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1:41

부친의 옛날 청년기 사진을 찾아보면,
누구나 혹할 정도로 외관이 압도적이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더이다.
예를 들어, 당대를 주름잡던 남성 영화배우들과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손색이 있어보였단 말이지요.
하지만, 당시 농촌에서 일하던 보통의 시골 청년들에 비할 바는 분명히 아니었다오.

아무래도 소싯적부터 경성으로 이북으로 전국 각지를 떠돌면서 많은 풍상을 겪었던 지라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이나 외관을 단장하는 기술이 시골에서 농사 짓던 청년들보다는 월등하지 않았겠소?
키도 무척 커서 174cm나 되었는데 당시 청년들 중에선, 특히 우리 외가 청년들에 비해선, 훤칠한 편이었다오.
어릴 때부터 축구 선수 생활을 해서 몸도 무척 좋았다오.
게다가 1920년대에 태어난 사람치곤 꽤나 고학력자였고.
우리 모친께서 부친을 보자마자 호감을 느꼈다면 아무래도 그런 이유가 더 컸을 거요.
물론 나중에는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크흐흐~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2 23:49

 
 ------------------------ 날짜 구분선 ------------------------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19

잠 들기 전에 구름과자를 빨아줘야 마음이 안정되고 잠도 잘 오던데...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20

자정을 막 지났습니다.
온도는 27℃, 여전히 열대야입니다.
가만히 누워 숨만 조용히 쉬고 있어야 그나마 땀이 맺히지 않는 정도입니다.
오늘은 동풍이 불고 있는데 낮에는 바람마저 후끈거리더니 지금은 많이 쾌적해졌습니다.

열대야에서 숙면을 취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기사도 올라와 있습니다.
조명이 전혀 없는 깜깜한 곳보다는 검붉은 조명이 약하게 깃든 환경에서 잠이 더 잘 온답니다.
취침 전에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낮에 햇빛을 30분 이상 쬐는 것이 또한 숙면에 유리하답니다.
잠들기 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는 것도 괜찮답니다.
저녁 식사를 늦게 하면서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육류를 소비하는 것은 수면에 방해가 되고
두부, 우유, 해산물, 달걀이나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 등을 먹는 것이 좋답니다. ㅋ
한 잔의 와인도 괜찮답니다.

하지만 커피나 담배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22

나는 예전에 커피를 많이 먹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길래
커다란 대접에 한 사발 타서 마셨는데 그날따라 더 일찍 잠들고 말았다오.
가루 커피를 큰 숟갈로 하나 반을 넣었고 설탕과 크림도 왕창 넣었더랬소.

그때가 아마 1979년 겨울이었을 겁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23

그 무렵이면 서울이나 대도시는 몰라도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의 일반 가정에서는
커피라는 물건을 구경하기도 쉽지 않았을 무렵 아닙니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32

그렇소.
마침 그해 가을에 오랫동안 외국에 나가 계시던 외숙께서 귀국하셨는데
우리집을 방문하시면서 커피도 꽤 많은 양을 가져오셨더랬소.
하지만 부모님은 물론 식구 누구도 그걸 먹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시험삼아 가끔 먹어보곤 했더랬소.

집에 커피 잔이 없어서 처음엔 국대접에 타서 마시다가 나중에는 농도를 진하게 해서 간장 종지에 부어 마셨다오.
어떤 날은 주전자에 가득 물을 끓여 거기에 풀어놓고 우물물처럼 종일토록 마신 적도 있었소.
하지만 나는 끝내 커피에 중독되지 못했는데 지금도 한두 달 정도는 커피를 안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다오. ㅋ
솔직히 말하자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일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커피를 먹는 사람들이 좀 이상하다오. 크흐흐~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39

아차!
요새 한창 올림픽 경기가 진행되고 있잖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48

올림픽 경기를 챙겨보지 않은 지 이미 여러 해 되었다오.
당신 말을 듣자마자 관련 뉴스를 찾아봤는데 우리 나라가 금메달을 무척 많이 얻었더이다.
대체 어디서 금메달이 생겼는지 찾아봤더니
활쏴서 2개, 상대 옷깃을 붙잡고 개기다가 틈이 나면 넘어뜨리기에서 2개, 서양 칼 싸움에서 1개,
놀랍게도 총 쏘기에서 2개를 땄더이다.

아직 대회 일정이 많이 남았을 텐데 벌써 13개의 메달을 얻었다니 정말 놀라운 일 아니겠소.
게다가 이북 놈들은 금메달을 4개나 땄는데 쇠로 된 실패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기에서 3개나 벌었더군.
중국은 벌써 서른 개의 메달을 얻었는데 그중 금메달이 17개나 되더이다.
하지만 왜국은 금메달 성적이 꽤 부진하던데 다만 메달을 획득한 숫자에서 우리보다 많더이다. 17개.

예전에, 동서 진영 간에 체제 경쟁이 한창일 무렵에 두각을 나타내던 국가들은 죄다 시들하더이다.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헝가리 등 말이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0:57

그렇게 되면 몇 종목 안 남을 거요. ㅋ
그게 어디 종합 스포츠 이벤트라 할 수 있겠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1:01

이제 올림픽은 스포츠 이벤트로서는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 분명합니다.
유도, 태권도, 펜싱, 탁구, 농구, 핸드볼, 하키, 배구, 조정, 요트, 카누, 복싱, 사격, 양궁, 승마 등의 종목은 퇴출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육상, 수영, 사이클은 세부종목 숫자를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여도 된다고 봅니다. ㅋ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1:17

이미 우리 나라에서도 개최가 확정된 거대 스포츠 이벤트가 두 개 있잖소!
먼저 인천 아시안 게임이 있을 것이고 그 다음엔 평창 동계 올림픽 말입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01:25

특정한 지리적 조건, 경제적 여건, 문화적 전통에 의해
진입 장벽이 형성되어 있는 종목은 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육상, 수영, 체조, 사이클, 레슬링, 역도, 축구만 해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되어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돈도 많이 들지 않을 겁니다.

이런 스포츠 이벤트를 대할 때마다 툭하면 개최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얼마 어쩌구하는 거짓말이 횡행하는데
지난 30여 년 간 올림픽을 개최해서 종국적으로 이득을 봤다는 곳은 도무지 나타나질 않더란 말입니다.
몇몇 도시를 사례로 들긴 하지만, 그곳도 알고보면 달리 판단할 여지가 꽤 있다고 하더이다.

'국가 홍보 효과?' 이것도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봅시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 중국의 국가 이미지가 좋아졌습디까? ㅋㅋ
그 때문에 중국 상품을 대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2004년의 아테네 올림픽을 보면서 그리스를 전보다 더 좋게 생각하는 마음이 생겼습니까?
그 전부터 그리스를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올림필을 보고 그런 감정이 더욱 복받쳐 올랐습니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문에 호주를 달리 보게 되었습니까? 크흐흐~

하물며 그 이전에 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나 국가는 이제 기억도 못 할 겁니다.
예를 들어, '96년에 있었던 애틀란타 올림픽은 누가 기억하고 있을까요?
'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56년만에 마라톤에서 우승한 기억 말고
스페인이나 카탈루냐 지방에 대해서 뭐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이미지라도 남아 있습디까? 크하하~

그런데 유독 우리 나라에서 저런 거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려고만 하면
국가 이미지 제고이니 경제적 파급효과이니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더란 말이지요.
특정한 시점에 그 나라 국민이 보유한 재화는 특정한 규모일 것이고
그 재화가 특정한 스포츠 이벤트 때문에 그와 관련된 분야에 많이 소비된다면
그만큼 다른 분야의 투자나 소비는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보고 경제적 파급 효과 운운하면서, 또 별 쓸모도 없는 통계를 제시하면서,
말도 안되는 홍보에 매달리는 짓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15:10

금요일 오후 3시.
여전한 폭염에도 근로에 힘쓰고 있습니다.
방금 하늘을 쳐다보다 문득 볕의 느낌이 새로워서 
빛깔을 유심히 살폈더니 어느덧 가을 볕의 따뜻함이 묻어난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제 여름도 다 되었도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15:11

성하지절에 초추의 양광이라... ㅋ

ohnglim님의 댓글

봄 어느날 가을볕 같다가
가을날에 봄볕 같다가..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ㅋㅋ

인천 시민의 한사람으로 잠깐 쪽팔리고 반납하는 거 대찬성이요~
대부분 그런 생각들인데 윗사람들만 딴생각인듯...ㅋ

그럼 계속 열쉼히 버세욧~~ ㅎㅎㅎㅎ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3 19:49

나는 지금이라도 그 두 대회를 반납했으면 좋겠시다.
뭐 아주 전례가 없었던 일도 아니고.
예전에, 그러니까 '70년에 우리 나라에서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 반납한 전례가 있었소.
뭐 잠깐 쪽팔리고 마는 게 차라리 이득이라 이말이오.
그런 대회를 아득바득 개최하려는 그 집요한 탐욕의 근거가 대체 뭔지 궁금할 지경이오.

이왕 유치한 것이니 일단 준비를 해서 대회를 치르는 것까지는 돌이킬 수 없겠지만
나중에라도, 특히 동계 올림픽은, 투자 대비 경제 효과라든가,
조성된 시설물의 사후 관리 부담 및 사후 수익사업의 성과를 면밀하게 감시 추적해서
혹시라도 애초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나면
개최를 주도했던 집단이나 개인 및 지방자치단체에게 철저하게 손해 배상금을 물리는 특별법이라도 만들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오.
이놈들이... 나랏돈을 쌈짓돈으로 아나, 이거. 크하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4 00:41

일에 몰입하다보니 벌써 자정을 넘겼군요!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4 00:41

 
 ------------------------ 날짜 구분선 ------------------------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4 00:42

오늘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일이 뭐 이리 금새 진행된다냐~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8.04 01:10

날씨가 덥다고 해도 일 하는 데는 별 지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여름 이맘 때면 해마다 겪는 일이긴 하지만 올해는 잡아놓은 일이 워낙 쉬워서 그런가? ㅋ

지금, 하늘 한복판에 보름달이 찬란한 걸 보고 있자니
추석이 오기 전에 필히 돈을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솟구치더라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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